[일본]자민당 총재 선거 3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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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오부치 게이조 (小淵惠三) 외상.가지야마 세이로쿠 (梶山靜六) 전관방장관.고이즈미 준이치로 (小泉純一郎) 후생상의 3파전으로 굳어지면서 대세의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각 후보진영은 파벌 내부의 이탈표를 막고 부동층 의원들의 지지표를 끌어모으느라 안간힘이다. 반면 야권은 자민당 총재 선거를 파벌의 수 (數) 싸움이라고 싸잡아 비난하면서 연대를 모색중이다.

◇ 자민당 총재 선거 = 선거를 나흘 남겨둔 20일 현재 오부치가 한발 앞서가고 있다.

자신이 회장인 오부치파 (중.참의원 92명) 거의 대부분과 미야자와파 (84명).옛 와타나베파 (62명) 상당수의 지지를 확보했다.

가지야마는 고이즈미가 출마하면서 주춤거리는 양상이다.

고노 요헤이 (河野洋平) 전총리와 당 원로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 세를 크게 불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고이즈미는 소속 파벌인 미쓰즈카파 (87명) 와 소장파가 지지층이다.

당초 가지야마로 기울었던 파벌내 가메이 시즈카 (龜井靜香) 전건설상의 지지를 받아내 만만찮은 세를 확보하게 됐다.

이 때문에 현상황에서는 오부치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반드시 낙관적인 상황만은 아니라는 것이 관측통들의 지적이다.

1차투표에서 오부치가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하게 되면 1차투표의 1,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하는 결선투표라는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고이즈미.가지야마는 2차투표에서 연합, 역전극을 펼친다는 목표아래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3파가 모두 50여명 정도 되는 부동층 의원들을 상대로 결선투표로 가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 야권 동향 = 야권은 한 목소리로 자민당 총재 선거가 허울뿐인 경선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누가 새 총리에 뽑힐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특히 제1야당인 민주당과 공산당은 자민당 흔들기와 다른 야당과의 연합에 발벗고 나섰다.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 실시로 '비 (非) 자민 연정' 을 구성하기 위한 것이다. 두 당은 오는 30일의 중.참의원 총리 지명투표에서 간 나오토 (菅直人) 민주당 대표를 내세울 계획. 야권은 오부치가 새 총재가 될 경우 선거후유증으로 자민당이 깨질 가능성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도쿄 = 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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