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수색 사흘째]잠수복 발견 한때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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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강원도 동해시 무장간첩 시체 발견 사흘째인 14일 군 당국은 간첩 잔당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산악과 바다에서 입체적인 수색작전을 폈으나 이들의 침투흔적을 찾는데 실패했다.

○…군 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병력을 크게 늘려 산악지역 매복과 은거 예상지역 수색을 강화하는 등 수색 장기화에 대비했다.

군 당국은 12일부터 육군.특공부대 등 2천여명의 병력을 동원, 침투지역을 중심으로 수색을 했으나 성과가 없자 이날 3개 특공연대 병력 1천5백여명을 태백산맥 등에 추가로 배치해 '정밀 수색' 을 실시했다.

수색대원들은 30여명으로 조를 이뤄 길이 1m의 탐침봉 (수색용 쇠꼬챙이) 으로 지면을 찔러가며 은닉 예상지점에 대해 탐색작전을 폈다.

○…오전 9시5분쯤 시체 발견지점으로부터 북쪽으로 5백여m 떨어진 해변가에서 특전사 요원들에 의해 잠수복 2벌이 발견돼 합동신문조가 현장에 출동하는 등 한때 긴장이 감돌았다.

그러나 합동신문조의 조사 결과 잠수복이 너무 낡은데다 국산이고 불에 탄 흔적이 있는 점으로 미뤄 민간인이 사용하다 버린 것으로 결론내렸다.

○…3천5백t급 평택함 소속 해난구조대원 (SSU) 30여명은 동해시 묵호동 앞바다에서 7인 1개조로 팀을 편성, 수심 30m의 바다밑을 샅샅이 뒤지는 탐색작전을 실시했다.

해군은 또 북한 잠수정이 인근 해역에 있을 것을 가정, 2척의 소해정 (해저 기뢰 등 장애물을 제거하는 함정) 을 투입, 바닷속 상황을 훑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산악을 통해 북으로 복귀를 시도했던 96년 강릉 해안침투 무장공비와 달리 이번 잔당들은 산악지역이나 고정간첩과 접선해 민가에서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고 분석했다.

그는 "강릉 무장공비는 단기임무를 수행하는 인민무력부소속 전투원이었으나 이번에 침투한 무장간첩은 남한에서 요인암살 등을 수행하는 북한노동당작전부 소속인 만큼 고정간첩의 도움을 받으며 장기간 은신을 시도할 것" 이라고 말했다.

동해 =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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