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얼마나 드나]선수 되려면 최소 연 3천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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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박세리 (21.아스트라) 의 메이저대회 연속우승으로 국내에서도 골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어린 자녀를 가진 부모들 중에는 "우리 애도 골프나 시킬걸…" 이라며 부러움 섞인 농담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골프 연습장 등에는 "아이들에게 골프를 가르치고 싶다" 는 부모들의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 그러면 골프를 배우려면 비용이 얼마나 들까.

우선 취미로 골프를 배울 경우다. 골프에 입문하려면 기본적으로 골프채를 갖춰야 하며 개인교습을 받아야 한다.

골프채는 풀세트 기준으로 60만원부터 1천만원 이상 호가하는 고가품까지 다양하다.

개인교습은 각자의 노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3개월 정도 받아야 한다.

1주일 정도만 연습하고 곧바로 골프장으로 향하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교습과 함께 연습을 많이 할수록 기량 향상이 빠르다.

골프 연습장 한달 이용료는 15만~25만원선. 개인교습비는 연습장 소속 레슨프로에게 배울 경우 월 10만~15만원선이면 가능하다.

골프장에 나가 1회 라운드 비용은 그린피 (입장료).캐디피 (보조원 수고비).식음료비를 포함해 13만~18만원선.

그러나 골프선수로 키우려면 경제적 부담이 크다. 1년에 최소 3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이 들어간다.

투자를 가장 많이 해야 할 부문은 개인교습비와 라운드 비용. 프로 지망생은 취미골퍼와 달리 전담 레슨코치를 대부분 두고 있으며 지명도에 따라 월 1백만~3백만원의 레슨비를 지불해야 한다.

라운드 비용도 만만치 않다. 꿈나무들의 경우 1주일에 최소 3회 정도는 라운드해야 한다.

1회 라운드 비용을 13만원씩만 잡아도 한달에 라운드 비용으로만 1백50만원 이상 든다.

또 우리나라는 겨울이 길어 골프를 배우기에 열악한 환경이다. 따라서 라운드가 어려운 겨울철에는 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야 한다.

비용은 지역과 기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주로 호주.태국 등이 선호되는데 이들 지역의 전지훈련 비용은 1개월 기준으로 3백만~4백만원선.

즉 프로골퍼를 목표로 골프를 제대로 배우려면 개인교습비와 라운드 비용만으로도 연간 3천만원 이상을 쏟아부어야 하며 전지훈련비와 각종 대회 출전비용 및 용품 구입비까지 합하면 많게는 연간 1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문제는 골프 선진국인 미국 등에 비해 국내에는 골프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골프스쿨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안양베네스트골프클럽 (0343 - 62 - 0051)에서 2년전부터 골프 유망주 9명을 선발, 운영하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선수급만 모집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대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골프를 배울 수밖에 없다.

외국 골프스쿨에서 배울 경우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1년에 4천만원 이상 들어간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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