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박세리 마케팅 연결 특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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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7일 새벽 US여자오픈 골프를 제패한 박세리 선수를 TV를 통해 지켜보던 전세계 시청자들의 눈에는 박세리의 유니폼과 골프가방 등에 선명히 새겨진 'SAMSUNG' 과 'ASTRA' 상표가 들어왔다.

박세리의 소속사인 삼성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삼성은 이번에 박세리의 경기가 전세계에 생중계됨으로써 얻는 이미지 홍보효과가 LPGA우승때 (1억5천만달러) 보다 많은 1억7천만달러 (약 2천3백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처럼 박세리라는 '벤처기업' 을 키워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남모르는 고민이 있다.

그동안 홍보효과는 충분히 거뒀으나 바로 '돈' (매출) 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것. 삼성은 이에 따라 우선 박세리의 영문이름을 딴 'SERIPAK (세리팩)' 이라는 독자상표를 만들어 미국 등의 고급 골프의류.용품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체계적인 광고.판매전략을 통해 골프의류의 대명사인 황금곰 모양의 '잭 니클라우스' , 우산모양의 '아널드 파머' 와 같이 'SERIPAK' 을 유명상표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또 대중적인 상표인 '아스트라' 도 오는 9월 미국시장에 진출시킬 계획. 삼성은 이밖에 박세리를 가전제품 모델로 활용하고 朴선수가 원할 경우 아스트라상표의 골프클럽을 특수제작해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삼성은 하지만 당장 박세리를 상품화하기보다는 세계무대에서 10년 이상 활약하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박세리에 대한 지원.관리를 체계화할 별도법인을 만들고 매니저, 광고.스케줄 관리담당자, 코디네이터 등을 배치할 계획. 이와 함께 朴선수가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광고모델.용품 사용계약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메이저대회 2연승을 계기로 박세리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朴선수와 삼성은 지난 96년 계약금 8억원, 연봉 1억원에 10년간 전속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찬호가 나이키 등의 광고출연으로 지금까지 1천만달러 (약 1백4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점을 감안할 때 박세리의 몸값은 최소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타이거우즈의 연간 광고료수입은 1천만달러 수준. 삼성으로서는 박세리측과의 계약내용만 주장하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삼성은 이에 따라 자사를 주계약자로 두면서 일부 용품사용권 계약을 개방해 경쟁사가 아니라면 타사제품 광고에도 출연할 수 있도록 일부 허용할 방침이다.

이때 수입은 朴선수와 삼성이 70대 30으로 나누기로 계약된 상태. 삼성은 수익금을 朴선수에게 재투자하거나 골프유망주 발굴.육성 등에 사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씨는 지난번 LPGA우승 이후 삼성물산 이사, 朴선수는 과장으로 각각 승진했는데 이들의 대우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유통업체들은 모처럼의 '호재' 를 만나 열띤 판촉전에 들어갔다.

삼성플라자는 분당점 (8~13일) 과 태평로점 (8~19일)에서 현재 세일중인 골프웨어를 추가로 10% 할인판매키로 했다.

현대는 10~19일 골프용품을 30~60% 할인판매하고 朴선수가 US오픈에 입고 출전했던 옷과 같은 제품을 3만5천원에 팔며, 갤러리아백화점은 7~11일 골프양말을 균일가 (2천9백원)에 판매한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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