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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당당하다 아름답다 '맨발의 투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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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세리 (21.아스트라) .그녀는 마침내 지름 42.67㎝의 작은 공 위에 지구를 올려 놓았다.

박세리는 7일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시 블랙울프 런 골프장 (파71.길이 6천4백12야드)에서 벌어진 세계 최고권위의 US여자오픈골프대회를 제패, 지난 5월 LPGA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신인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연속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미국 프로진출 8개월여만에 이룩한 박세리의 승리는 세계 골프사를 새롭게 쓰는 쾌거이자 IMF 환란으로 기죽은 국민에게 활력과 자신감을 북돋워주고 전세계 해외동포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낭보였다.

박세리는 이날 우승으로 26만7천5백달러 (약 3억7천5백만원) 의 상금을 받아 올시즌 통산상금 52만5천달러를 기록, 미국 투어랭킹 4위에 올랐다.

박세리는 6일 4라운드의 정규경기에서 6오버파 2백90타로 동갑내기 태국계 미국인 아마추어 골퍼 제니 슈아시리폰과 공동 1위를 차지한 후 이날 18홀의 연장라운드를 벌였으며 이 경기에서도 다시 2오버파 73타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는 힘든 경기를 펼쳤다.

박세리는 이어 홀마다 승부를 가리는 서든데스 방식의 연장전에 돌입, 두번째홀에서 5.5m의 버디 퍼팅을 성공시킴으로써 우승을 확정했다.

박세리는 18번홀에서 공이 워터 해저드 주변의 깊은 러프에 빠져 위기를 맞았으나 흔들림 없는 경기로 위기를 벗어나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전날 마지막 홀에서 박세리의 우승을 가로막았던 슈아시리폰은 이날 초반 연속 버디를 뽑으며 한때 4타차나 앞서 갔으나 6번홀에서 공을 깊은 러프에 빠뜨리며 트리플보기를 기록, 31년만의 아마추어 우승기록 꿈을 접었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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