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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철의 증시레이더]두드려보기 장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투자자들이 지난 주에 얻은 소득이 있다면 종합주가지수 3백은 비교적 단단한 바닥임을 확인한 것이었다.

주초에는 그 전주 (22~27일) 의 약세가 이어져 지수가 3백선을 밑돌았다.

그러나 반발도 만만치 않아 7월1일 종합지수는 17.68포인트 상승했고 거래도 전날의 두배 수준인 1억주에 이르렀다.

주간 거래를 비교해도 지난 주의 4억1천만주는 그 전주의 3억4천만주를 능가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지난 주의 소폭 상승을 '반발' 로 보는 것 같다.

첫째, 연초처럼 오름세가 지속되려면 대개 7월1일과 같은 강한 반등이 2~3일 간격을 두고 반복되는데 지난 주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1일의 3백15.56은 직전 고점인 6월18일의 3백25.49와 10포인트가량 거리를 두었다.

지수영향력이 큰 SK텔레콤.삼성전자.포철의 주가도 아직 직전 고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날의 거래량 1억주 역시 6월18일의 1억1천만주에 밑돌았다.

둘째, 지난 주 거래가 늘긴 했으나 6월18일이 속한 주 (15~20일) 의 4억3천만주를 능가하진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닥확인과정에서 반드시 일어나는 25일이동평균선 돌파 노력은 일단 수포로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이는 곧 '3백 바닥' 을 다시 시험하는 것이 이번 주의 과제라는 말과 같다.

반등이 있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미도 된다.

시장내부의 수급사정도 악화되고 있다.

개인은 드디어 매수여력의 한계를 드러냈고 기관투자가들은 '제 코가 석자' 다.

앞당겨진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으로 대부분 기관들은 위험자산축소 즉 보유주식매도에 전념할 수 밖에 없다.

외국인투자가들은 3월 이후 유지해온 '지켜 보는' 입장을 바꾸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은 55개 기업 퇴출, 5개 은행 퇴출, 상반기 2백억달러 경상수지 흑자등 보기에 따라선 굵직한 호재들도 평가하는 눈치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은행퇴출은 인수은행까지 부실하게 만들까 우려한다.

'자산부채인수 (P&A) 방식' 이라던 원래 발표와 달리 실적배당신탁을 인수하게 한다든지 고용승계를 강요하는 조치에 '그럴줄 알았다' 는 표정이다.

게다가 노조파업 위협은 눈앞에 닥친 태풍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5월과 6월 연속 수출감소로 의미가 축소됐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경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미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에서 발간되는 한 지방신문조차 지난 일요일 '이제 시작일뿐' 이라는 특집기사에서 "미국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아시아금융위기를 자세히 소개했다.

"대 (對) 아시아 투자비중을 낮추라" 는 말이 터져나오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권성철 증권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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