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에너지 절약 지킴이 활동 … ‘지구 위한 서약’ 동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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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흥덕구 한국수자원공사 청주정수장의 2층 별관에는 특별한 냉난방 시설이 갖춰져 있다. 청주지역 수돗물 생산을 위해 대청댐에서 끌어온 차가운 물의 일부를 활용하는 냉난방 시설이다. 요즘처럼 낮 기온이 섭씨 30도 이상 올라가더라도 물 온도는 25도 이하를 유지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①한국수자원공사 청주정수장 직원들이 수돗물 생산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②이 정수장에 설치된, 수온 차를 이용한 냉난방 시설을 직원들이 점검하고 있다. ③이 냉방 시설을 틀어놓고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청주=김성태 프리랜서]

이 물을 열 펌프로 20도로 더 낮춘 뒤 사무실 라디에이터로 보낸다. 송풍기를 돌려 바람이 라디에이터를 통과하면서 실내공기를 26도 정도로 식힌다. 에어컨으로 30도가 넘는 더운 공기를 식히는 것보다 훨씬 전기가 적게 든다. 반대로 바깥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는 이 물을 난방에 활용한다.

청주정수장 김대근(44) 차장은 “2007년 설치 이후 연간 300만~400만원 정도의 전기료를 절약하고 있다”며 “필수 부품인 열 펌프 가격이 낮아지는 추세여서 수자원공사 여러 현장에 적극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 구미시 고아읍에 위치한 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에서 전기설비를 담당하는 강동형(42) 차장은 틈 나는 대로 네 개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체크한다. 실내 냉방온도가 26도보다 낮거나,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나 창가 쪽 조명이 켜져 있으면 직원에게 주의를 준다. 강 차장은 올 3월 본사에서 임명한 93명의 ‘에너지 지킴이’ 중 한 명이다. 강 차장은 “잔소리가 반갑지는 않겠지만 동료들이 잘 따라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가 30일 중앙일보의 ‘지구를 위한 서약’에 동참하면서 본격적인 에너지 줄이기에 나섰다. 수자원공사는 생활·공업용수 등 물을 공급하는 게 주 업무지만 신재생에너지 기업이기도 하다. 소양강·충주·대청 등 9개 다목적댐에는 1000㎿ 규모의 대형 수력발전소가 설치돼 있고, 지난해 여기서 154만㎿h의 전력을 생산했다. 또 전국의 취수장·정수장 네 곳에는 170㎾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에 내년에 조력발전소, 2011년에 풍력발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앞으로 이들 시설을 가동하고 댐·수도시설의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면 연간 123만4000t의 CO₂ 배출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 국민 1인당 CO₂ 배출량(9.86t)을 감안하면 인구 12만5000명의 도시에서 배출되는 CO₂를 흡수하는 셈이다.

수자원공사는 앞으로 착공식·준공식·체육대회 등 주요 행사를 ‘이산화탄소 중립’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행사 때 대중교통을 이용해 CO₂ 배출을 최대한 억제하고, 나무를 심거나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늘려 CO₂ 배출을 상쇄하겠다는 것이다. 업무용 차량 400여 대의 연료소비를 줄이기 위해 운전 습관을 바꾸는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주·밀양 정수장 두 곳에서는 수돗물 ‘이산화탄소성적표지’ 인증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수장으로 물을 끌어오거나 정수 과정에서 펌프를 사용할 때 CO₂ 배출을 줄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인증을 받겠다는 것이다. 이 물을 담는 페트병에 CO₂ 배출량을 표시할 예정이다. 수공은 ▶백열등을 발광다이오드(LED)로 바꾸고 ▶계단 80곳에 센서로 작동하는 등을 설치하며 ▶엘리베이터를 5층 이상만 운행하는 등의 에너지 절감 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강찬수 기자, 사진=김성태 프리랜서

◆참여하려면=‘지구를 위한 서약’에는 단체나 개인 구분 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 앞으로의 실천 계획, 연락처 등을 구체적으로 담아)로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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