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람 사람] 무술 소녀 "특전사 명 받았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신선화(18.충남 천안시 쌍룡동)씨는 여성으로는 보기 드물게 가장 격렬하다는 격투기인 무에타이 2단이다. 그런 그가 다음달 9일 공수특전대에 입대한다. 특전사 153기로 입대하는 300여명 가운데 6명 뿐인 여성 중 한명이다. 신 씨는 고 3때인 지난해 2월 무에타이에 입문했다. 태국의 전통무예인 무에타이는 무릎.팔꿈치를 이용한 공격 기술이 뛰어나 상대와 맞붙어 싸울 때는 무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아빠.오빠 등 가족들은 태권도 등 격투기 근처에 가본 적이 없대요. 집안에선 '별종'으로 통해요."

고1 때부터 검도를 배워 유단자(2단)였던 그는 "특전사에 자원입대하기로 마음을 굳힌 후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킥복싱 국내 챔피언이며, 10여년간 무에타이를 연마한 박주연(35.천무관)관장의 지도를 받았다.

그는 하체가 튼튼하고 주먹도 매서워 소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3개월 만에 초단을 땄다. 그는 자신이 다니는 체육관에는 여자 선수가 없어 항상 남자 선수를 스파링 파트너로 삼았다. 지난해 전북 남원에서 열린 신인왕전에 첫 출전한 뒤 국내 이종격투기 대회인 G5.거제라이벌전 등에서 여섯번 이기고 다섯번 패배한 전적을 갖고 있다.

신씨는 지난 1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격투기 왕 선발대회'에서 입대 전 마지막 경기를 했다. 결승전에서 자신보다 다섯살 많은 지난해 우승자와 5회전의 치열한 접전을 펼쳐 아깝게 판정패했다. 준결승에선 합기도가 주특기인 상대를 무릎 공격으로 1회 2분10초 만에 KO시켰다.

"공수특전사에 입대하기 전 꼭 '챔피언'벨트를 차고 싶었는데 아쉽다"는 그는 "훈련을 마치고 하사로 임관돼 대회 출전이 가능하면 재도전해 국내 여자 챔프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주변에서 '군인 체질'이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는 신씨는 "격투기 대회만 출전할 수 있다면 군대에 '말뚝'박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특전사에 입대하려고 지난해 여름 3박4일 코스의 특전사 체험캠프에도 참가했다.

천안=조한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