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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반환 1년]'지련회' 스투화 주석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65%가 넘는 표를 얻었는데도 의석은 전체 60석 가운데 16석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일국양제의 현실이다. " 홍콩에서 가장 강력한 민주단체 '애국 민주운동을 지원하는 홍콩시민들의 모임'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약칭 지련회) 의 주석 스투화 (司徒華.63) 민주당 의원은 홍콩의 현 정치수준이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司주석은 매년 천안문 기념집회를 주도하는 홍콩 민주인사의 대부 (代父) . 마틴 리 (李柱銘) 민주당 주석보다 지명도는 낮지만 실제 정치적 영향력은 더 큰 인물이다.

거리 집회.시민과의 대화를 자주 열어 '민주화 선생님' 으로 통한다.

- 지난 1년간 홍콩이 겪은 가장 중요한 변화라면.

"홍콩 역사상 민심이 이렇게 정부로부터 이반된 시기는 없었다.

우선 정치를 보자. 지난 15大 (중국의 제15차 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 중국 지도부는 정치적인 유화책을 많이 선보였다.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제스처였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하나도 안 변했다.

최근 정보를 보면 기업체 사장에서 말단 직원까지 모두 둥젠화장관 욕을 한다. 정말 심각한 위기다. "

- 이렇게 된 원인은.

"홍콩의 관료조직은 세계 정상급인데 최고위층이 문제다.

이들의 생각은 돌처럼 굳어있다.

이들의 관심은 베이징 (北京)에만 쏠려 있다.

이래서는 탄력적이고 창조적인 정책이 나올 수 없다.

현재의 경제위기도 홍콩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데서 비롯된 인재 (人災) 라고 본다. "

- 최근 총선에서 나타난 민주당의 약진은 홍콩정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영향이 크다고도, 전혀 없다고도 말할 수 있다.

입법회에 많이 진출했으니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겠지만 길게 보면 별 영향이 없을 것이다.

의회를 친중파가 장악해 민주파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매우 제한적이다.

직선으로 뽑는 의석은 전체 60석의 3분의 1인 20석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직능단체 대표를 행정청에서 임명하기 때문이다. "

- 홍콩경제가 나아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실업률이 문제다. 정부 발표로 현재 실업률은 4%지만 지련회 파악으로는 이미 12%를 넘어섰다. 그렇다고 조만간 경제가 회복된다는 전망도 없다. 엄청난 실업자는 무거운 정치.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 "

홍콩 = 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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