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신진들 정치개혁 신바람]국민회의 '푸른정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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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내 초선의원을 중심으로한 개혁바람이 불고 있다.

소수에 의한 폐쇄적 당운영 방식을 탈피하고 신진세력의 목소리를 반영하자는 목표다.

이런 움직임은 초선의원 19명으로 구성된 '푸른정치모임' 이 주도하고 있다.

이미 지난 25, 26일 제주도에서 세미나를 갖고 당 쇄신과 관련, 기탄없는 의견을 나눴다.

지난 16일 국민회의 지방선거 당선자대회에서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당에서 개혁적인 인사를 키워야 한다" 고 강조한 것이 계기가 됐다.

세미나에서는 상의하달식 의사소통과 소수에 의한 당 운영 및 정보독점 문제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이들은 모임후 '총체적 개혁의 전진을 위한 우리의 결의' 라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정치권의 도덕성 회복, 지역주의 타파, 개혁주체 자임 등 정치개혁과 관련된 사안을 망라했다.

주목할 부분은 "당의 모든 개혁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총동원할 것을 요구한다" 는 대목. 표현은 완곡했으나 메시지는 분명했다.

소수, 즉 동교동계에 의해 장악돼온 당 운영에 신진세력의 참여를 요구한 것이다. 이들의 움직임은 정계개편 등 정치권의 변화조짐과 무관치 않다.

이들은 발표문에서 "정치권 개편을 지지하며 모든 개혁 동참세력과의 연대를 추진하겠다" 고 천명했다.

비슷한 색깔의 야권 의원들과의 협력을 모색, '개혁세력 연대' 를 통한 정계개편에 한 몫 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설훈 (薛勳) 의원 등은 이미 한나라당 이부영.제정구의원 등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물밑 접촉과는 별도로 초선들은 공개적인 행동계획도 내놨다.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전국에서 강연회.간담회를 개최한다는 개혁순례계획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푸른정치모임은 빠르면 7월부터 부산.대구를 시작으로 영호남과 수도권.충청.제주.강원 등지에서 개혁을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의 성향이 제각각이란 점이 한계다.

신기남 (辛基南).천정배 (千正培).유선호 (柳宣浩).추미애 (秋美愛) 등 율사출신 의원과 해외유학파인 김상우 (金翔宇) 의원, 학생운동권 출신의 김민석 (金民錫)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동교동계인 설훈.윤철상 (尹鐵相).정동채 (鄭東采) 의원 등도 버티고 있다.

당내 민주화 등 대명분에는 공감할 수 있을지언정 동교동계의 역할 등 민감한 사안에 들어가면 어느 정도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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