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패트롤]막힌곳 뚫을 '선수교체'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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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각부처를 상대로 국정운영의 중간점검에 나서면서 관가가 아연 긴장한 모습이다.

재경부로부터 지난주말 스타트한 점검이 이어지면서 지방출장을 미루랴 간부들과 마라톤준비회의를 하랴 장관들이 부산스럽다.

기다렸다는 듯 정치권에선 이번 '장관들에 대한 중간평가' 가 머지않아 개각으로 연결되리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있다.

평가란 말그데로 결과여하에 따라 평가대상을 교체할 수도 있다는 뜻을 담고있다.

실제 김대통령은 취임초 각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개혁에 대해 여러가지 주문을 낸 뒤 3개월쯤후 이행여부를 따지겠다고 말해왔었다.

지금이 그 싯점으로 그로서는 현내각을 그데로 끌고갈지 말지 첫 시험대에 서있는 것이다.

인사란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하는 것이며 지난 3개월도 짧다고 할수는 있으나 마음먹기에 따라선 장관각자의 능력과 공과를 평가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더구나 현 경제난국의 모든 장벽을 앞장서서 정면돌파해야하는 대통령의 입장에선 그동안에도 능력이 기대를 밑돌거나 성에 안차는 일처리등을 보면서 별별 생각을 다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잘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싫다고 갈아치운자면 더 능력있고 적재적소의 인물을 찾아아한다.

그러나 그런 보장이 과연 있겠느냐며 무엇보다 염두에 둘 점은 잦은 사람교체는 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한다는 사실이다.

과거를 돌아보아도 장관들을 자주 갈아서 좋았다기보다 나쁜게 더 많았다.

가깝게는 김영삼전대통령도 집권초에 전 정권들의 장관갈아치기를 비판했고 그래서 장관들을 큰 하자가 없으면 임기를 같이하겠다고 호언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공직자재산등록파문으로 열흘도 못돼 경질을 시작, 재임동안 무려 24차례 개각에 장관들의 평균수명은 13.3개월에 불과했으며 통치는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사실이 이를 잘 설명하고있다.

일단 정치권에서는 내달 보선을 치룬뒤 그 결과와 더불어 부분이나마 개각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다. 경제가 어렵다지만 역시 사람이 하는 일로서 경제를 꼬이게만든 것도 풀어내는 것도 사람이다.

굳이 '인사 (人事)가 만사 (萬事)' 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런 의미에서 김대통령의 용인 (用人) 을 각별히 지켜보고 싶은 싯점이다.

이와함께 이번주에는 더욱 안좋은 적신호가 수출에서 들리고 있다.

수출은 5월에 이어 6월도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하반기에는 상황이 더 나쁠 것으로 예상돼 산업자원부가 올해 수출목표를 1천4백30억 달러 (전년비 5%증가) 로 당초보다 45억달러 낮추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수출이 안되는 요인에 대외적으로는 엔底와 동남아시장의 위축을 꼽을 수있다.

문제는 안에서 더 커 고금리에 무역금융의 부진등 신용경색에다 그 신용경색이 구조조정의 와중에서는 좀체로 풀리길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여건이 나쁜데 결과만 좋으리라는 기대는 그자체가 우습다.

안타깝지만 그렇기때문에라도 금융.기업구조조정을 더 확실히 서둘러야한다는 것이다.

장성효<경제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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