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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국회 열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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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홍준표→안상수(한나라당), 원혜영→이강래(민주당). 18대 국회 2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새 원내대표다. 하지만 원내 사령탑이 바뀌었어도 국회는 안 바뀌고 있다.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가 29일 열릴지도 불투명하다. 안 원내대표는 “일단 국회에 들어와 논의하자”는 반면, 이 원내대표는 “여당 태도가 바뀌기 전엔 안 들어간다”고 버티고 있다. 새 원내대표들도 꼬인 국회 풀기엔 묘수가 없는 걸까.

안상수 “민주당 없더라도 국회 문 연다”
이강래 “한나라 안 바뀌면 국회 안 간다”

한나라 “비정규직법 합의 처리”

한나라당 안상수(사진) 원내대표는 28일 “비정규직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기원드리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로 찾아와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그는 “요새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고 앉아도 앉아 있는 것 같지 않다”며 민주당을 향해 “비정규직법 단 하나를 위해 29일 본회의를 요구한 한나라당의 심정을 좀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미디어법에 대해서는 “우선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그 다음에 국민 앞에 한 약속대로 표결 처리하겠다”고 했다. 이어 “각 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간사와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4자회담에서 미디어법을 다루자”고 제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비정규직법에 대해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합의가 원칙이다. 합의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는 그 다음에 생각하겠다.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도 태도를 좀 바꿔 주길 바란다. 위원장의 권한은 상임위를 원만히 운영하면서 사회를 보는 거다. 법을 통과시키거나 시키지 않는 것은 위원들이 결정할 문제이지 위원장의 권한이 아니다.”

-29일 본회의에서는 비정규직법 하나만 처리하나.

“조건은 조금 나쁘지만 2년간 열심히 일했던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고 싶어 하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많다. (6월 내에 처리하지 않으면) 이들이 직장에서 쫓겨나야 한다. 중소기업 경영자도 정들었던 근로자들을 법 때문에 해고해야 한다. 이런 사태는 그야말로 휴머니즘에도 반한다고 생각한다.”

-미디어법은 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하는데.

“비정규직법과 미디어법은 근본적으로 처리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법은 지금 합의를 위해 논의 중이고 미디어법은 지난 3월 처리하려던 것을 민주당의 요청에 의해 늦춘 것이다. 공당이 한 약속조차 지켜지지 않으면 어떻게 정치를 할 수 있겠나.”

-6월 임시국회 운영 계획은.

“29일부터 전 상임위가 열린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친박연대·무소속 의원들이 같이 상임위를 열어 모든 법안을 심사할 것이다. 민주당이 몽니를 부리고 국회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통과시킬 수 있는 법안들은 통과시키겠다. 이제는 민주당 때문에 국회 전체가 마비되는 일은 없도록 할 생각이다.” 

선승혜 기자



민주당 “미디어법 협상 불가능”

민주당 이강래(사진) 원내대표는 28일 “비정규직법은 신축적으로 여당과 협상해 풀되 그 외 사안에선 한나라당 태도가 바뀌기 전엔 등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 집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등원하려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사과와 특검 등 5대 요구를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논의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단독국회를 열고 비정규직법과 미디어법 처리 방침을 밝혔는데.

“여당이 국민과 야당을 무시하고 대통령에게만 충성하는 ‘거수기’임을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은 민생을 위한 비정규직법은 협상으로 풀겠지만, 이 때문에 국회에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다. 여당은 미디어법을 철회하거나 9월 국회 뒤로 논의를 미뤄야 한다. 또 5대 요구를 국회에서 논의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국회에 들어오면 미디어법을 얼마든지 협상할 수 있다”고 한다. 타협의 여지가 없나.

“우리는 신문·방송 간 겸영과 대기업 방송 참여를 금지한 현행 법안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금지’ 대신 비율을 조정하자며 우리 보고 ‘숫자(비율)를 가져오라’고 한다. 우리는 ‘0’일 수밖에 없다. 무슨 협상이 가능하겠나.”

-한나라당은 어쨌든 여야의 3월 문서 합의대로 7월 중 미디어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인데.

“그러면 그들이 말하는 3차 입법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점거농성 등 물리적 저지로 나갈 것인가.

“거기까지 안 가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장외투쟁에 국민의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 아닌가.

“서거 이후 급작스레 오른 지지율이 조정기를 거치고 있을 뿐이다. 중요한 건 흐름이다. 민주당은 장외투쟁만을 고집한 적이 없다. 부분적으로 (장외투쟁을) 하더라도 우리는 국회 여는 일에 주력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친서민·중도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에게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벌이는 이벤트 정치라고 본다. 하지만 정책을 바꿔야지 껍데기만 바꿔 뭘 하겠나. 한 달도 못 갈 것이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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