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공무원시험 너무 평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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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 전에 9급 공무원 시험이 있었다. 사상 초유의 경쟁률 속에 치러진 이 시험의 예상 합격선은 계열별로 90점이 넘으리라는 전망이다.

일부 과목은 95점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런 추세는 수년 전부터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9급.7급 시험을 비롯해 각종 공채시험의 합격선은 거의 85점에서 95점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들 시험의 문항수는 대부분 과목당 20문항. 한 문제가 5점이니 2개 이상 틀리면 합격이 불확실하다.

이쯤되면 시험제도로서 변별력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더구나 1차 객관식 시험만 치러 당락을 결정한다.

난이도가 높은 편이 아니어서 공부만 열심히 하면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

5급 시험인 고시의 경우 1, 2차로 나누어 실시하고, 객관식인 1차 시험이 40문항으로 문제당 2.5점인 것과 비교하면 너무 시험체계가 허술하다.

실수로 인해 결정될 수 있는 당락을 최소화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공무원을 선발한다는 차원에서 문항수를 늘리고, 난이도도 조정하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혜은 <서울금천구독산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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