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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인근에 짓는 미니 신도시, 중대형 주택 위주로 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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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기도 성남시가 개발을 추진하는 대장동 미니신도시(가칭 대장지구)는 판교신도시에서 남쪽으로 1km 정도 떨어져 있다. 서판교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고,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좋아 주거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장지구 개발 추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성남시는 2004년 이곳에 서울 강남을 대체할 고급 주거단지를 만들기로 하고 대장동 일대 128만㎡를 개발 가능한 땅으로 용도를 바꿨다. 이후 대한주택공사가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고급 주택 2500~3000가구를 짓기로 하면서 사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주공의 택지개발사업은 얼마 못 가 중단됐다. 택지지구로 지정되기도 전에 개발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도면이 나도는 등 개발정보 사전유출 의혹과 함께 투기바람이 불어닥쳤기 때문이다. 이후 대장지구는 개발행위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채 사실상 방치돼 왔다.

그런 이곳을 성남시가 갑자기 개발하겠다고 나선 것은 강남 대체 주거지 개발이 절실한 데다 내년 7월 대장지구 개발행위 제한이 풀리기 때문이다. 개발행위제한구역은 지정한 지 5년이 지나면 저절로 풀리고 다시 지정할 수 없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성남시 관계자는 “개발행위 제한이 풀리면 마구잡이 개발이 뻔하기 때문에 그 안에 꼭 도시개발사업 지구 지정을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 방식을 택지개발사업이 아닌 도시개발사업으로 바꾼 것은 대장지구 조성에 회의적인 국토해양부의 승인을 받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00만㎡ 이하 도시개발사업은 자치단체장이 지구지정 등의 권한을 갖는다.

아직 개발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는 6000가구 정도의 주택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주택형은 대개 전용 85㎡ 초과 중대형이 될 것 같다. 규모가 비슷한 수도권의 다른 도시개발사업지인 수원시 권선구 아이파크시티(98만㎡, 6559가구 건설)와 비교했을 때 그렇다. 아이파크시티를 개발 중인 현대산업개발 개발팀 함재두 팀장은 “땅 크기로 볼 때 수용인구(대개 ha당 200명)와 세대당 계획인구(대개 2.8명)를 감안하면 대략 7000가구 정도를 지을 수 있다”며 “여기에 사업지 쾌적성을 확보한다고 보면 6000가구는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 계획대로 내년 7월 이전 구역 지정이 이뤄진다면 주택 분양은 2012년께 이뤄진다. 도시개발사업지가 많은 용인시의 도시개발과 강경철 주사는 “사업지마다 다르지만 대략 구역 지정 후 2~3년 뒤에 아파트를 분양한다”고 설명했다.


대장지구 개발이 완료되면 부동산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도시개발사업은 특히 임대주택을 들이지 않아도 돼 강남권 주택 수요를 대체할 고급 주거지로 인기를 끌 것 같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강남권 대체 주거지로 개발된 판교신도시는 임대주택이 많아 사실 강남 수요를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었는데 대장지구가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 같다”며 “따라서 강남 주택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구가 조성되면 판교(2만9000가구)·분당(9만7600가구)과 함께 거대 주거타운을 형성하게 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왕세종 연구위원은 “판교나 분당 주변에서 주택단지 개발이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공급의 편중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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