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분양 본격화 … 재개발 시장 볕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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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재개발 시장 전망도 어둡지만은 않다. 상반기 재개발 시장은 각종 호재로 서울 집값을 견인했던 재건축과 달리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던 게 사실이다. 재개발 지분(새 아파트를 받을 권리) 값도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특별한 호재가 없는 데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로 매수세가 발길을 끊어서다.

그러나 하반기 뉴타운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분양에 돌입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연말까지 흑석·왕십리·가재울뉴타운 등 6곳의 뉴타운에서 1만9000여 가구가 나온다. 이 가운데 5100여 가구가 일반 청약자들의 몫이다. J&K부동산투자연구소 권순형 소장은 “뉴타운에서의 잇따른 분양이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재개발 시장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투자 환경도 좋아졌다. 재개발 투자를 가로막고 있던 토지거래허가제가 확 풀렸다. 종전에는 지분 크기가 20㎡ 이상이면 구청의 허가를 받고 전 세대원이 직접 들어가 살아야 했다. 구역 내 지분 면적이 보통 33~99㎡ 안팎이어서 사실상 모든 주택이 허가 대상인 셈이다. 게다가 낡고 작은 주택이 대부분이어서 세대원 모두 거주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 사실상 재개발 지분 투자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4월 허가 대상 면적이 20㎡에서 180㎡로 완화됐다. 구역 내 대부분의 주택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토지거래허가제 완화를 주도한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은 “토지거래허가제가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막고 재개발 사업을 위축시켜 개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한국재개발투자연구소 김학주 소장은 “정부의 도심 재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 의지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뉴타운 분양으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돌아온다면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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