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3대 그룹 투자의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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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삼성=비, LG=흐림, 현대차= 맑음'.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은 최근 삼성.LG.현대차 그룹의 대표회사인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JP모건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해 각각 '기대 이하' '보통'이라는 점수를 매긴 것과는 달리 현대차에는 후한 점수를 줬다.

삼성전자의 경우 빠른 실적 확대의 시기는 지났고 내년 하반기를 기약해야 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65만원에서 60만원으로 낮췄다.

LG전자에 대해서는 2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예상치에 부합했다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고 목표주가도 7만원으로 유지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현대카드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유지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연중 최고점을 기록한 4월 23일 이후 지난 20일까지 종합주가지수는 21.3% 떨어졌다.

이 기간 중 삼성의 14개 상장사는 평균 24.3% 하락해 종합주가지수보다 더 떨어졌다. 반면 LG의 상장사(9개)는 종합주가지수와 비슷하게 20.8% 하락했으며 현대차 계열 상장사(6개)는 18.03% 떨어져 세 그룹 중 낙폭이 가장 적었다.

이처럼 3대 그룹의 주가 기상도가 다른 것은 그룹을 이끄는 업종들의 경기 전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하반기 경기가 전반적으로 둔화하겠지만, 특히 정보기술(IT).금융.건설.유통 업종 등의 하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본다.

반면 조선.정유.해운.인터넷.자동차.철강 등의 업종은 상반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삼성SDI 등 IT업종과 삼성화재.삼성증권 등 금융업종이 주력 기업인 삼성은 아무래도 불리한 상황이다. 7월 1일부터 20일까지 삼성의 14개 상장사 가운데 3개사만 주가가 소폭 상승했을 뿐 나머지는 3~20%가량 떨어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삼성증권은 연중 최저치를 오락가락하며 각각 10%, 17%가량 하락했다.

이에 비해 계열 상장사가 전자.화학.통신 등 여러 산업에 골고루 퍼져있는 LG는 전반적으로 종합주가지수와 비슷한 수준에서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7월 1일부터 20일까지 대부분 업체의 주가 하락폭이 10% 이내였으며 LG생명과학과 LG석유화학 등은 오히려 상승했다.

자동차와 철강업종이 주축인 현대차 계열사들은 대부분 업체의 주가가 올랐다. 올 하반기에도 세계 철강경기는 호조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자동차업종도 수익성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LG투자증권은 지난 20일 신차 출시와 자회사의 수익성 호조 등에 힘입어 현대차의 실적이 하반기에는 좋아질 것이라며 '매수'의견과 목표주가 5만2000원을 제시했다.

LG투자증권의 박종현 기업분석팀장은 "IT업종은 워낙 상반기 실적이 좋아서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면서 "미국 경기가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올 4분기 이후가 되면 IT 경기도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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