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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세계화 성공을 위한 세 가지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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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6월 3일자 36면에 ‘한식, 세계로 나가려면 한식에 집착 말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호텔·레스토랑 인테리어 디자이너 스키모토 다카시를 인터뷰한 내용을 실었다. 스키모토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여러 가지 제안을 했다. 식기와 음식점 문화를 개선해야 하며 한국의 부침개가 세계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한식을 ‘프랑스식 한식’ ‘이탈리아식 한식’처럼 각 나라에 맞게 ‘얼굴’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로 한식이 인정받으려면 ‘국적’ 있는 현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 공식 출범한 민·관 합동 추진단이 반드시 생각해야 할 점이기도 하다. 한식 세계화를 위해 세 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첫째로 한식의 ‘특성화’와 ‘차별화’다. 여러 나라 사람의 식성을 섞는 게 아니라 한식만의 재료나 조리법의 특징을 극대화해야 한다. ‘양식 비슷한 한식’ ‘한식 비슷한 양식’은 세계화에 실패하기 십상이다. 한국의 김밥은 일본의 ‘노리마키’와 비슷해서는 곤란하다. 재료는 다소 다르더라도 한식 고유의 조리법을 살리는 현지화가 필요하다.

둘째로 외국인이 낯선 한식에 친숙해지려면 오랜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즉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일본의 경우 전통 일본 요리에 집착하는 사람이 적고, 퓨전에 저항감이 크지 않은 것은 장기적인 플랜과 오랜 적응기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로 한식의 밥상 연출 능력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설거지하기 편하다고 비위생적인 식기를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식기·식탁보·장식·인테리어 등의 연구개발은 한식의 고급화를 위해 함께 가야 할 것들이다.

유한태 숙명여대 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