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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대중 민간투자 속속 이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중국의 발전소 건설사업에 투자를 모색했던 민간 자본들이 속속 중국을 떠나고 있다. 세계은행에서 제공하는 싼 이자의 차관을 중국 정부가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측은 민간 자본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개발 사업에 차관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나 민간자본과의 경쟁 관계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세계은행의 저리 (低利) 차관이 자본 시장을 왜곡시키고 비효율적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아시아 경제 위기의 한 원인이기도 했다.

외환보유고가 1천4백억달러에 이르는 중국은 올해에도 1백50억달러의 자본수지 흑자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세계은행에서 지난해 28억달러의 차관을 받은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금액을 신청해 놓고 있다.

물론 중국 정부를 비난할 수는 없다.

연 6%의 금리는 민간 대출보다 훨씬 낮을 뿐만 아니라 미 재무성 채권 발행 금리보다 더 나은 조건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세계은행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단계를 지났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세계은행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민간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주장마저 있다.

최근 상하이시가 1천8백㎿의 화력발전소를 짓기로 결정한 후 중국 정부는 아시아개발은행 (ADB)에 자금 조달 방법을 자문했다.

ADB는 19억달러의 민간 프로젝트 금융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답변했다.

발전소 건설사무소측이 세계은행에 이를 의뢰하자 세계은행은 차관 제공 의사를 밝혔다.

"상하이는 발전소 건설이 시급한데 발전소 건설규모가 너무 커 민간 부문에서 빠른 시일내에 자금을 조달하기 힘들다" 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상하이시에서는 지난해 전력이 남아 돌았다.

발전소 건설업자들도 세계은행을 성토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값싼 차관때문에 정책 입안자들이 시장의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쉽게 결정을 내리는 바람에 발전소 건설비용이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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