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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방미]하루 9개일정 뒷얘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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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을 방문중인 김대중대통령은 11일 (한국시간) 하루에 9개의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했다.

◇ 조지타운大 名博학위 = 金대통령이 워싱턴에 있는 조지타운대에서 인문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金대통령은 윌리엄 쿠퍼 총장대리의 안내를 받으며 학위수여식장인 캐스턴홀에 입장하는 순간 장내를 가득 메운 한국 유학생 등 수백명의 참석자들은 기립 박수로 환영했다.

학위수여식은 갈루치 외교대학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대학측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뿐 아니라 아시아.전세계의 민주주의 인권, 그리고 자유를 위한 金대통령의 공헌을 인정해 학위를 수여한다" 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영어로 한 답례연설에서 싱가포르 리콴유 (李光耀) 전총리와 벌인 '아시아적 가치' 에 대한 논란을 소개한 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발전시켜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과 의지를 역설했다.

金대통령이 그러면서 "한국이 두가지를 병행 발전시킨 아시아의 모범이 돼 지금의 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날, 대통령으로서 나의 과업은 끝난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 고 말하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 루빈 美재무장관 접견 = 金대통령은 숙소인 영빈관을 찾아온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에게 한국의 외환위기 극복 지원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한 뒤 "한국의 금융.기업구조조정을 올해 안에 완결지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金대통령은 루빈 장관이 금융.기업구조조정의 어려움을 지적하자 "처음엔 저항도 있었으나 기업과 노조도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고 말했다.

루빈 장관은 "한국은 우리에게 중요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바란다" 며 "한국을 돕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정부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것" 이라고 조언했다.

◇ 스미스 GM사장 접견 = 金대통령은 숙소를 방문한 샘 존 스미스 GM사장을 면담했다.

스미스 사장은 "대우와 파트너십을 갖기 위해 광범위한 협의를 진행중" 이라면서도 "한국투자에 걸림돌은 대기업의 부채이므로 외국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하기 전에 부채가 줄어야 한다" 고 지적했다.

스미스 사장은 "미국 TV에 한국 노조의 강경한 투쟁모습이 많이 나오고 있다" 고 우려했다.

이에 金대통령은 "대우와 GM이 손잡고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 며 "민주노총이 국민지지를 얻지 못해 총파업에 실패한 만큼 노조문제는 정부가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 고 강조했다.

◇ 美 각계인사초청 만찬 = 金대통령은 이홍구 (李洪九) 주미대사가 金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미국 각계 주요인사를 초청해 개최한 리셉션에 참석, 자신의 야당시절 도와준 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워싱턴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이 리셉션에는 金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미국내 인사 등 2백50여명이 참석했다.

金대통령은 "내가 지금까지 수십번 미국에 왔었는데, 그때는 야당인으로 와서 여러분을 만나 한국의 민주화나 반독재 얘기만 했었다" 면서 "이번에는 반대로 한국의 대통령이 돼서 왔다.

그런데 내가 진짜 대통령이 됐는가라는 의구심으로 나를 보고 있다" 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대통령이 돼주셔서 내가 정말 행복하다" 고 우정을 표시했다.

리셉션에는 봅 도울 전공화당 대통령후보, 톰 하킨 상원의원,에드 페이언 전하원의원, 스티븐 솔라즈 전하원의원, 리처드 앨런 전백악관 안보보좌관, 존 틸럴리 주한유엔군사령관, 빌 테일러 국제전략문제연구소 (CSIS) 부소장,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 글라이스틴 전주한미대사, 스티브 린튼 뉴진벨 재단대표,에드 베이커 하버드대 교수, 데이비드 모리 변호사가 참석했다.

워싱턴 =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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