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하루 동안에만 15명 추가 확인

중앙일보

입력

국내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 감염자가 20일 하루 동안에만 15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여름방학과 함께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국내 감염자는 총 105명이 됐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20일 오후 7시 현재 미국과 캐나다·호주 등에서 입국한 사람 등 하루 동안 총 15명의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4명은 이미 확인된 감염자들의 가족들이다. 미국 입국자가 9명으로 가장 많고, 그 외에 캐나다·호주 입국자가 각각 한 명씩이다. 이들은 현재 모두 격리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전체 감염자 105명 가운데 68명은 완치해 퇴원한 상태다.

대책본부의 정은경 간사(복지부 질병정책과장)는 "국내에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래 하루 동안 가장 많은 감염자가 확인됐다"며 "이번 주에 미국 등에서 여름방학이 시작돼 입국자들이 많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간사는 "앞으로 가족 등 긴밀 접촉자 가운데에서도 감염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은 감염경로가 모두 확인된 환자들이기 때문에 한동안 방역시스템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등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단체감염이 발생한 일본·호주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해외 입국자들에 의한 감염만 확인되고 있어, 지금까지는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철저한 검역시스템과 이들의 접촉자 관리 등 '봉쇄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심각한 증세를 보인 환자가 다행히 없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인플루엔자 환자가 줄어드는 여름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본격적인 인플루엔자 유행철인 가을에는 신종플루가 대유행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변종까지 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간사는 "연초에 백신 구입용 추경예산을 130만명분(182억원) 확보해놨지만 이는 전체 국민의 2.7%에게 투여할 수 있는 양에 불과하다"며 "추가 재정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처럼 신종플루가 의심될 경우 즉각 보건당국에 신고하고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예방책임을 강조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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