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알바니아계 학살 역사적 배경·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신유고연방내 코소보자치주의 인종갈등이 국제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말 세르비아계 경찰과 알바니아계 무장세력의 충돌로 3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코소보사태가 '제2의 보스니아내전' 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알바니아계 대량난민 = 지난달 29일부터 세르비아보안군이 알바니아계 분리주의자들의 요새인 코소보 서부 데카니 지역을 공격해 5일 현재 주민 52명이 사망하고 2백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3만명의 주민들이 대피했으며 전력공급이 끊기고 가옥들이 파괴돼 사실상 폐허로 변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알바니아계 정당인 코소보 민주연맹은 "이달 들어 1만6천명의 주민들이 이웃 알바니아와 몬테네그로로 대피하는 등 지난 2월 이후 지금까지 모두 5만여명의 난민이 발생해 최소 3백여명이 사망했다" 고 밝혔다.

난민의 대거유입으로 알바니아 등 주변국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등 국제사회의 개입을 요청하고 나섰다.

세르비아계는 "최근 공세는 알바니아계 테러리스트 색출작전" 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알바니아계 주민들은 "세르비아는 보스니아내전때 세르비아 민병대가 이슬람교도들을 몰아낸 것처럼 코소보에서 알바니아인들을 몰아내기 위해 인종청소를 시작했다" 고 비난하고 있다.

◇분쟁 배경 = 신유고연방내 세르비아공화국에 속한 코소보자치주는 2백만명의 주민중 90%가 알바니아계다.

원래 세르비아의 영토지만 2차대전중 이탈리아가 세르비아인들을 집단 추방한 뒤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이주시켰다.

2차대전 이후 티토가 집권한 동안에는 코소보주에 자치를 허용하면서 별 갈등이 없었다.

그러나 티토정권이 무너지면서 세르비아계 연방정부가 지난 89년 자치권을 박탈하고 자치정부를 강제해산하는 등 무력으로 탄압하면서부터 알바니아계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갈수록 격화돼 왔다. 특히 96년 무장투쟁단체인 코소보해방군 (KLA) 이 결성돼 본격적 독립투쟁이 시작됐다.

◇국제사회 움직임 = 유엔 소식통들은 6일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NATO의 무력개입을 검토중이며 관련 회의가 수일내 유엔본부에서 개최될 것" 이라고 밝혔다.

특히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코소보사태가 제2의 보스니아사태로 발전할 우려를 낳고 있다" 면서 영국군 파견의사를 밝혔다.

미국.영국.러시아 등 6개국은 12일 런던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코소보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은 4일 "코소보 유혈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군사개입 등 어떤 방법도 배제하지 않는다.

필요하면 미군을 NATO 평화유지군에 배속시킬 것" 이라고 강경입장을 밝혔다. 국제사회는 이미 신유고연방에 대해 무기금수 (禁輸).해외자산 동결.신규투자 금지 등의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다.

장도선.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