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대비, 자기주도학습능력을 키워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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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대를 비롯하여 대규모 종합대학 15곳을 입학사정관제 선도대학으로 선정, 입학사정관제 전형 정착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11학년도 입시부터 서울대학교가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정원의 38.6%(약1,200명)를 선발할 예정이며, 한양대학교 역시 ‘한양 루브릭’이라는 독자적인 평가 방법을 개발하여 지원하는 학생들을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선별할 계획이다. 고려대학교 역시 입학사정관제의 합리적 정착을 위해 국제 심포지엄을 여는 등 각 대학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입학사정관제 입시 전형을 준비하는 대학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각 대학들마다 명칭은 다르지만, 전형요소 중에 빠지지 않는 핵심 요소가 바로 ‘자기주도학습능력’이다.

입학사정관제가 정착이 된 미국 MIT를 비롯 스탠포드, 하버드와 같은 아이비리그 대학의 경우 교과성적도 중요하지만 학생이 대학에 어떤 가치를 제공할 지를 매우 중요시 여긴다. 학업 성적은 물론 동기 부여가 잘 된 학생, 호기심이 많은 학생,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는 학생, 흥미로운 사고를 지닌 학생, 학업 열정을 캠퍼스에 미칠 수 있는 학생, 주도력을 갖춘 학생 등 학생이 지닌 잠재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자기주도학습이란 결과만을 중시하는 주입식 교육과는 달리 학업동기와 목표가 뚜렷하고
스스로 학습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능력은 과연 잘 갖춰져 있는 걸까?

주부 박모씨의 고민은 내년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아들 최모군이 최근 공부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 학원도 과외도 거부하는 아들에게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통하지 않는다. 잠시 하는 척하다가 이내 책장을 덮고 컴퓨터 게임에 빠지기 일쑤다.

고1 김모군도 요즘 고민 중이다. 다니던 동네 학원에 만족하지 못해 수강료가 비싼 유명학원으로 옮겼지만 최근 치른 중간고사에서 이렇다 할 성적 향상이 없다. 열심히 학원에 다녀도 성적은 제자리걸음이니 좌절감마저 든다.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는 최모군, 그리고 열심히 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김모군.
일견 달라 보이는 두 유형의 학생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다르지 않다.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없는 최모군과 학원, 과외 등 사교육에 마냥 의존하는 김모군 모두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공신의 비결 “내 공부 내가 주도”

수능 만점자 같은 공신(공부의 신)의 한결 같은 대답이 있다.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교과서 위주로 혼자 공부했다”라는 것. 싱겁기 그지 없는 비결이지만 이들의 공부 습관을 들여다보면 사실인 경우가 많다.

공통되는 부분은 사교육을 받건 안받건 반드시 일정 시간만큼은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둔다는 것. 실제로 최근 서울대 재학생 104명을 대상으로 한 학습 습관 조사에서 조사 대상자의 77%가 하루 한 시간 이상, 주 1~2회는 혼자 공부했다고 답했다. 또한 수업 당시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문제는 교과서나 문제집을 통해 반드시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는 응답이 무려 95%에 달했다. 스스로 공부를 할 줄 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런 학생들은 어떻게 혼자 학습을 계획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었던 걸까?
강남인터넷수능방송국의 학습법 강사인 이강석씨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대개 자신의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학습을 설계할 줄 안다”고 분석한다.

즉,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 학생들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유명 학원 수강증이 아니라 자신의 상태를 먼저 진단하는 것이다. 학생의 현재 학업 상태, 주어진 능력 등을 점검하는 것이 먼저라는 얘기다.

“자기주도학습지도사가 원인 분석부터 처방까지”

그러나 학생 스스로 자신의 능력과 상태를 진단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학부모 역시 뚜렷한 해결책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럴 때 ‘자기주도학습지도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기주도학습지도사는 학습 컨설턴트이며, 멘토로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학습자를 다양한 영역에서 진단할 뿐 아니라 진단 결과를 해석해 최적의 학습법 처방을 내리고 스스로 하는 학습이 습관이 될 수 있도록 돕는 학습 도우미다.

학과 공부의 강, 약점은 물론 체력, 집중력 유지 정도, 흥미 등 다양한 분석을 통해 맞춤형 학습법 설계를 도와줌으로써 스스로 하는 공부에 재미를 들일 수 있게 해 주며, 나아가서 올바른 학습 습관 형성을 통해 효율적인 자기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학습자 중심’ 교육 구현할 새로운 전문직종으로 각광

최근 전국 15개 대학교 평생(사회)교육원 및 고양 YWCA 등 16개소에서 자기주도학습지도사 양성 교육과정이 개설되었다. 전남대학교의 경우 한국 대학교육협의회에 의해 ‘입학사정관’ 전문 양성, 훈련기관으로 선정되어 있기도 하다. 현재 1기를 모집 중이며 6월 30일까지 수강 신청을 받고 있다.


자기주도학습지도사 교육과정을 기획한 조인스 취업교육 아카데미의 김봉규 부장은 “자기주도학습지도사는 학습자의 올바른 학습 습관은 물론 주도적, 창의적 역량을 키워주기 때문에 학습자 중심의 현 교육과정에 부합하는 인재를 향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교육 수요와 취업 수요에 부응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주도학습분야에는 훈련된 교사가 태부족이라고 덧붙이는 김부장의 전언과 함께 올 여름 뜨겁게 공부하여 도전해보는 것도 고려해 봄 직하다.

조인스닷컴 이승훈기자 whminer@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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