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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성공했다]세탁편의점 김경희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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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서울 북가좌동에서 세탁편의점 '애프터 패션' 을 운영하는 김경희 (金京姬.34) 씨는 불황을 맞은 요즘 더욱 더 자신의 업종선택이 옳았다는 생각을 한다.

국내 유수의 의류업체에서 패션디자이너.생산관리자로 10년 이상을 근무해오던 金씨는 외아들 (6) 이 자라면서 직장생활이 어려워져 고민을 해왔다. 가게에 보탬이 되고 가정일도 돌볼 수 있는 안정된 창업거리를 찾다가 우연히 세탁편의점 사업을 접하게 됐다.

"세탁소를 직접 차리는 것과는 달리 기술.장비가 필요없고 자본도 적게 들어 좋다고 생각했다" 고 金씨는 말했다. 선진국에는 이미 자리잡은 업종으로 국내 도입 초기라는 점도 전망을 밝게 했다고 한다.

직장에 사표를 낸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한달 정도 준비 끝에 8월에 점포를 냈다. 대형 아파트단지 앞 주택가에 위치한 1층이어서 좋은 상권이지만 골목 안으로 조금 들어간 위치라 12평 규모의 가게를 보증금 1천만원에 구할 수 있었다.

가게 인테리어는 꼭 할 필요는 없지만 5백여만원을 들여 깨끗하게 단장했다. 또 가맹비.전동 컨베이어 옷걸이와 전산장비 등을 합쳐 1천만원이 들어 총 2천5백여만원이 투입됐다.

"인근에 기존방식의 세탁업소가 여러 곳 있어 신문전단 등 초기 홍보에 신경을 썼죠. " 세탁편의점은 주문을 받아 매일 한차례씩 오는 체인본사 차량편으로 배송해 본사 공장에서 세탁.다림질.포장 공정을 거친 뒤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보통 2~3일씩 시간이 걸린다.

대신 공장에서 대량 처리하기 때문에 가격이 일반 세탁소보다 싼데다 가죽.모피.카펫 등 까다로운 품목도 쉽게 소화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디자이너 경험을 살려 재봉틀을 들여 놓고 간단한 옷 수선을 직접 했다. 매출은 보잘 것 없지만 단골을 늘리는 데는 큰 도움이 됐다.

그녀는 오전9시부터 오후9시까지 가게를 연다. 특별히 바쁜 시간대는 없어 혼자 충분하지만 카펫 등 무거운 물건의 배달은 건설업체에 다니는 남편이 퇴근 후 도와주고 있다.

지난해 말 IMF이후 손님이 다소 줄었으나 봄철이 되자 차츰 매출이 늘고 있다. 값이 싸다는 것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강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金씨는 풀이한다.

요즘은 하루 평균 50명의 손님이 1백점 정도의 세탁물을 맡긴다. 월 총 매출액은 5백만~6백만원 정도. 이중 마진 40%를 적용한 2백만~2백50만원이 점포 매출로 잡힌다.

인건비가 없어 월세 45만원을 제외한 1백50만~2백만원이 그의 수입. 金씨는 "특별한 어려움은 없지만 얼룩.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등 세세한 점에 신경쓰고 친절이 몸에 배어야만 안정된 영업을 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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