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잡은 속설]검은얼굴 간과 무관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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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만성간질환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마음이 약해져 있어 주위에서 비법이라고 권하는 말에 쉽게 넘어간다.

그러나 상당수의 비법이 아무런 근거없는 것. 경희대의대 소화기내과 김병호 (金炳鎬) 교수는 "간에 좋다는 약재나 음식을 과신해 많이 먹다가 간기능에 치명적인 해를 입히기도 한다" 고 말한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잘못된 속설들을 살펴본다.

^녹즙.굼벵이.흑염소가 좋다 = 간기능회복에 효과가 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

도리어 평소만큼 먹을 땐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성분이 너무 많이 먹어 해가 되기도 한다.

예컨대 채소 녹즙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간은 잔류농약등을 해독시키기 위해 무리를 해야한다.

또 흑염소나 개소주에 들어간 약재들도 간에서 대사과정을 거쳐야 효과를 나타내는데그 과정에서 간기능이 더 악화될수 있다.

^얼굴색이 검은 것은 간기능이 나쁘다는 신호 = 간염이 악화돼 황달증상이 반복되다보면 안색이 검게 될수 있다.

황달을 유발하는 빌리루빈이란 색소는 햇빛을 받으면 녹색으로 변하는데 황달이 반복되면서 이 색소가 얼굴에 침착돼 검게 보이는 것. 하지만 황달증세 없이 단순히 얼굴색이 검은 것은 체질이거나 멜라닌 색소때문이므로 간기능과 상관이 없다.

^간염환자와 식사를 같이하면 옮는다 = 환자의 침속에 있는 간염 바이러스가 음식물에 옮겨졌다가 다른사람의 입안이나 소화기에 생긴 상처를 통해 옮겨질수 있다는 가설은 충분히 그럴듯한 얘기. 하지만 침에 포함된 바이러스의 양은 피나 정액속에 포함된 양에 비해 워낙 미미해 실제로 음식물을 통해 간염이 전염될 확률은 거의 없다.

그러나 칫솔을 같이 쓰는 것은 양치질 도중 피가 날 수 있으므로 위험하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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