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KTF = 통합 KT’로 3년간 3000억 시너지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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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분당의 KT 본사에서 1일 열린 통합법인 출범식에서 이석채 회장(왼쪽에서 둘째) 등 경영진과 노조 관계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KT 제공]

KT는 올해를 유·무선 통신에 방송까지 연결하는 ‘통신·방송 융합의 원년’으로 삼았다. 이동통신 자회사 KTF와의 1일 합병은 이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통합 KT는 기존 집전화·인터넷전화·초고속인터넷·IPTV와 같은 유선에 와이브로·이동통신까지 서비스하면서 통·방 융합 산업의 선두주자로 거듭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우선 KT의 위상이 한 단계 높아졌다. 지난해 현재 자산 24조원, 매출 19조원, 직원 3만8000명의 글로벌 통신회사로 거듭났다. 기업 외형도 국내 21위에서 9위로 뛰었다.

물론 통합 KT의 궁극적 목표가 몸집 불리기는 아니다. 합병을 통한 컨버전스 강화와 해외 공략으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중장기 성장전략인 ‘3·3·7 비전’에 이런 의지가 담겨 있다.

2012년까지 ▶KTH 등 계열사 포함한 그룹 매출을 현재보다 3조원 늘어난 27조원으로▶영업이익률은 3%포인트 오른 11.4%로▶유·무선통합(FMC) 가입자는 올해 말 예상치의 7배인 21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통합 KT의 출범으로 마케팅·네트워크·경영지원 부문에서 향후 3년간 3000억원의 시너지 효과도 발생할 것이라는 추정치도 나왔다. 이석채 KT 회장은 “통합 KT의 출범은 ‘신 정보기술(IT)혁명’인 디지털 방·통 융합 산업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새로운 컨버전스 시대에 맞춰 통합 법인의 조직을 수술했다. 사업부문을 홈·개인·기업 고객 3개 소사장(CIC) 책임경영체제로 바꿨다. 공기업의 잔재로 여겨져온 연공서열 인사제도와 호봉제를 없앴다. 직급·직종 제도를 폐지하고, 실적에 따라 임금 인상에 차등을 두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강력한 윤리경영 실천을 위해 ‘클린 KT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내부 비리와의 전쟁에도 나섰다. 고검 검사 출신의 정성복 윤리경영실장은 협력업체의 뒷돈을 받은 임직원 6명을 형사고발했다.

브랜드 통합작업도 진행됐다. 홈고객 부문이 서비스하는 유선 결합상품 브랜드는 ‘QOOK(쿡)’으로, 개인고객 부문이 제공하는 3W(이동통신·와이브로·무선인터넷) 통합 브랜드는 ‘SHOW(쇼)’로 정리됐다.

또 기존의 개별 가구 중심의 홈고객 비즈니스를 다른 부문과의 결합상품에 엮어 가입자를 2000만 명에서 6000만 명(중복 가입자 포함)으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초고속인터넷·집전화·인터넷전화·IPTV 등 기존 유선 상품은 모두 인터넷 기반으로 전환된다. 3세대 이동통신(WCDMA)과 와이브로·와이파이(WiFi) 사이에, 끊김 없는 무선인터넷도 서비스한다. 특히 연내에 3세대 이동통신과 와이브로를 모두 할 수 있는 멀티모드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음성통화는 이통망을, 무선인터넷은 와이브로를 이용해 요금 부담을 낮추고 와이브로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사업도 확대한다.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아프리카에서 와이브로·유비쿼터스 도시(U시티) 같은 한국산 첨단 서비스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KT는 지난해 말 우즈베키스탄에서 와이브로를 서비스한 데 이어 최근엔 아프리카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서 아프리카 최초로 와이브로망을 구축하고 있다.

신도시 개발사업이 활발한 알제리에서는 시디압델라 신도시 개발사업에 U시티 개념을 적용한 통신망 설계·구축사업을 벌이고 있다. 맹수호 글로벌사업본부장은 “신흥시장에서 와이브로와 U시티, 초고속인터넷 같은 KT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글로벌 컨버전스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자의 가능성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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