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방미길 전과 다른 경제인 수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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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다음달 6일 미국 방문길에 오르는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적어도 경제인 수행과 관련해선 전임대통령과는 여러모로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대기업 총수는 물론 경제단체장 등 경제인들을 한명도 공식수행원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고, 현지 공식.비공식 일정중에도 경제인과의 만남을 전혀 잡지 않았다.

지난 3월 영국에서 열렸던 아시아.유럽정상회의 (ASEM) 때처럼 재계인사를 자연스럽게 만나면 몰라도 일부러 만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가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인 등을 중심으로 구성한 20여명 규모의 '대미 (對美) 통합투자유치사절단' 이 미국에 파견된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한.미 투자포럼에 참석해 외자유치 활동을 벌이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과거 대통령수행 경제인단 구성 창구역을 맡아왔던 대한상의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손을 놓고 있으며 재계도 예전처럼 법석을 떨지 않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대통령의 나들이때 기업인들을 대거 대동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분주한 기업인들을 불필요하게 데리고 가는 것은 경제난 극복에도 도움이 안된다" 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金대통령의 방미일정에 맞춰 대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는 박종섭 (朴宗燮) 현대전자 미주법인 사장을 파견하며, 삼성은 현지 체류중인 대미외자유치단 (단장 姜晋求삼성전기회장) 의 일부가 현지 합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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