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고급인력시장에 외국알선업체들 잇따라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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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취업난 속에 고급인력알선 (헤드헌터)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따라 구인 기업이나 구직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들 헤드헌터 업체를 잘 활용하는 것이 구인.구직에 어느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해외 헤드헌터 전문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잇따르고 있어 주한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는데 이들 업체의 문을 두드려볼 만 하다.

지난 4월말 국내 직영 사무실을 연 세계 1위의 대형 서치펌 (executive search firm) 인 콘페리인터내셔널의 경우 전세계에 70여개 지사를 두고 정보통신.금융.산업분야 등에서 일할 중견간부및 최고 경영자층을 전문적으로 알선한다. 하이드릭 스트러글.스펜서 스튜어트.에곤 젠더 등 여타 대형 서치펌들도 국내 진출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업체와 외국 업체간 제휴도 활발하다. 현재 국내에는 세계 15위까지의 주요 서치펌중 7개가 진출했으며 이중 콘페리를 제외한 업체들은 국내 컨설팅 회사와 이미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외국 업체의 진출이 늘면서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우선 국내에서 인재 알선의 의미로 널리 쓰여온 '헤드헌터' 대신 '서치 펌' 이라는 용어를 쓰는 업체가 늘고 있다. 또 아직은 대부분의 헤드헌터 업체들이 여러 가지 구인.구직관련 업무를 함께 취급하고 있지만 일부 업체들은 금융.정보통신등 인재 알선에 강점이 있는 특정 산업분야에의 전문화를 표방하고 나서는등 분업화 추세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국내 영업중인 업체수는 70여개. 최고 경영자 등 고급인력의 비밀스런 탐색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중견간부급을 폭넓게 제공하는 곳도 있으며 전문인력 알선 업무 외에 구직 등록을 받아 직업을 알선해 주는 업체도 일부 있다.

또 일부 서치펌은 대기업과 계약을 맺고 해고.실직자 재취업 대행 업무 (아웃플레이스먼트) 를 수행하기도 하고 있다.

80년대 부터 서치펌을 시작한 장성현 (SH장 트랜서치 대표) 씨는 "미국.홍콩 등 인재알선업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예컨데 광고대행사 전문 서치펌.무선통신 기술자 서치펌 등이 따로 있다" 며 "국내 헤드헌터업체들도 전문분야를 찾아 업종별.산업별로 분화하는 현상이 본격화될 것" 으로 예상했다.

KK컨설팅 김국길 사장은 "최근 해외 제휴업체와 국내 업체를 포함한 20여개 업체가 모임을 갖고 조만간 협회나 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 고 말했다.

이승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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