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사진으로 한국의 참모습 일본에 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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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25년여 동안 인천의 갯벌과 염전.포구 등을 렌즈에 담아 온 향토사진작가 최병관(55)씨가 외교통상부 장관상을 받는다.

소래포구 가까이에 작업실을 열고 있는 최씨는 최근 외교통상부로부터 일본에 한국의 참모습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공로로 장관상에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최씨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지난 4월 23일부터 5월 16일까지 일본의 도쿄사진미술관에서 '휴전선 155마일 한국의 비경, 최병관 초대전'을 연 것이 계기다. 세계적인 사진전문 미술관의 초대전에 비무장지대(DMZ)의 자연생태와 전쟁과 평화에 초점을 맞춘 작품 210여점을 선보였다.

이 작품들은 그가 1996년 국방부로부터 건군 50주년 기념사업 작가로 위촉됐을 때 찍은 것이다.그는 당시 2년여 동안 휴전선 지역을 수차례 도보로 왕복하면서 전쟁과 평화의 메시지를 렌즈에 담았다.

이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미술관 측은 당초 유료 관람객수를 3000명 정도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두배에 가까운 5900여명이 찾아온 것이다. 특히 관람객들은 DMZ의 비경에 감탄을 쏟아내며 미처 몰랐던 한국의 또 다른 얼굴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현지 언론과 문화계도 극찬했다.

최씨는 "일본인들이 한국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됐다"며 "보다 적극적인 문화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래포구가 고향인 그는 서른이 넘어 사진에 입문한 뒤 갯벌과 염전.포구 등 인천 지역의 사라져 가는 풍경들을 소재로 다뤄왔다. 최씨는 "갯벌과 포구는 나의 영원한 피사체"라며 "자신은 언제까지나 인천의 향토작가"라고 말했다.

인천=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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