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름방학 수험생 알차게 보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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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내야 할 고3 수험생들. 입시 전문가들은 초조함을 버리고 차분하게 입시 전략을 세우는 시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시 2학기 모집과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인 여름방학이 다가왔다. 여름방학은 고3 수험생활 중 가장 공부를 많이 하는 시기이자 본격적으로 실력 향상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때다. 그렇지만 더위와 초조함, 수험생활의 권태에 지치기 쉬워 수험생에게는 몸과 마음 모두 괴로운 기간이기도 하다. 입시전문가들은 1학기 수능 모의고사 성적과 내신 등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토대로 지원 대학과 전형을 선택하는 한편 수능시험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짧은 여름방학을 길고 알차게 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수시냐 정시냐=수시모집과 정시모집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여름방학의 학습 전략은 달라진다. 수시모집에 관심이 많은 학생은 우선 심층면접 등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반면 정시모집은 수능에 대한 대비가 필수다. 특히 모의수능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부를 살펴보고 대학별로 수능 성적을 어떻게 반영하고,반영 영역은 뭔지 파악해 준비 해야 한다.

유병화 고려학력평가연구소 평가실장은 "방학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수시와 정시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전형에 맞는 준비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시 모집에 대비하려면=지원 대학과 학과의 모집요강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형 요강과 필요 서류를 분석해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자격증 등의 서류를 방학 기간에 준비하는 것이 좋다. 수시 1학기나 지난해의 기출문제를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다. 출제 경향 등을 파악하면 학습계획을 세우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수시모집의 당락을 가르는 논술과 심층면접 준비에 힘을 쏟아야 한다. 시사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신문 기사 등을 스크랩하거나 영어 지문을 해석하는 연습도 꾸준히 해야 한다. 최근에는 논술이나 심층면접을 위한 지문을 영어로 제시하는 대학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시 2학기 모집의 경우 40여 개가 넘는 대학이 예비합격자에 대해 수능 성적이 일정 기준 이상을 넘지 않으면 불합격처리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만큼 수능 시험 대비에도 소홀해선 안된다.

◇수능 준비는 어떻게=수능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망 대학의 모집 단위에서 반영하는 영역을 파악해야 한다. 2005학년도에는 처음으로 선택형 수능이 실시되는 만큼 대학과 모집단위에서 반영하는 영역이나 과목 수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1학기 모의수능 성적 등을 바탕으로 취약 과목을 파악해 학습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등 이들 과목의 성적을 올리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6월 모의수능에서 증명된 것처럼 교육방송(EBS)의 수능 강의가 실제 수능에 연계될 가능성이 큰 만큼 방송 강의에도 신경써야 한다. 물론 시간적인 제약 때문에 모든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없지만 자신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과목을 중심으로 수능 강의를 활용하면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문제풀이도 단순히 정답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은 교과서를 통해 기본 개념을 다시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학교에서 교과서를 중심으로 배우는 내용이 수능 시험의 기초와 기본이 되고 응용 문제를 푸는 데도 필요한 만큼 학교 수업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현옥 기자

틈틈이 쉬고 영양공급…건강관리도 공부만큼 중요

더위에 지치고 능률이 오르지 않는 여름철, 수험생 건강법을 알아본다.

◇아침 시작이 중요=학업 능률을 극대화를 위해서는 상쾌한 아침맞이가 중요하다. 우선 수면은 6시간 정도 취할 것. 개인 차가 있지만 수면 패턴은 동틀 때 일어나는 종달새형이 바람직하다.

기상 후 곧바로 공부에 집중하려면 찬물로 머리를 감거나 세수를 한 뒤 신선한 과일주스.꿀물 등을 한 잔 마신다. 뇌세포의 에너지원인 당분을 빠르게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공부방의 산소 공급도 중요하다. 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아침 나절엔 방문을 열어둔 채 공부하자.

◇짧은 휴식이 필요=여름철은 더위로 인해 지치기 쉽다. 따라서 한 시간 공부한 뒤에 5~10분간 쉬어야 한다. 휴식은 밖에 나가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목 운동 등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방식이 좋다. 토막잠도 도움이 된다.

◇영양 공급 중요=입시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잔병에 걸리게 하기 쉽다. 따라서 면역세포를 만드는 단백질.비타민 공급을 충분히 하자. 이를 위해서는 매일 생선.두부.계란.해조류.채소 등을 섭취해야 한다.

하루 한 알씩 종합비타민을 먹는 것도 좋다. 세끼 식사는 꼭 챙겨 먹되 과식은 좋지 않다. 정신 피로가 심한 수험생에겐 간식도 중요하다. 간식은 소화가 잘 되는 고당질 식품과 신선한 과일류가 좋다.

◇환기 필요=시원하다고 해서 방문을 닫은 상태로 계속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은 산소 부족을 초래한다. 머리 회전이 둔화되고 두통이 생길 수 있다. 한낮이라도 자주 방문을 열고 환기를 해준다. 냉방시설이 없는 곳에서 공부하는 수험생은 찬물로 세수.등목.샤워를 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이렇게 공부했다] 인터넷 강의 반복 수강…오답노트 만들기 도움

고3 수험생에게 여름방학은 기회이자 고비다. 시험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무리하게 공부하기보다는 시험 직전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방학을 활용하는 편이 낫다. 여름방학 때 온 힘을 쏟은 뒤 그 뒤에 해이해지기보다는 꾸준히 공부량을 늘려가는 것을 목표로 잡고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실천하는 게 좋다.

공부 방법도 주변 사람의 막연한 이야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낫다. 예를 들어 흔히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오전과 오후 시간에 공부에 집중하는 게 좋다"고 추천했지만 나에게 맞지 않는 것 같아 원래대로 밤 늦게까지 공부하고 오전에는 쉬는 방법을 택했다.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정리가 필요한 과목에 한해 한달 단위로 학원을 다니거나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특히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그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반복해 들을 수 있는 인터넷 강의가 많은 도움이 됐다.

방학을 이용해 오답 노트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시험 직전의 몇 주는 긴장과 초조가 겹쳐 새로운 공부를 하기에 무리가 있는 만큼 방학 때 만들어 놓은 오답노트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해소법을 갖는 것도 수험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해 일본드라마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매주 인터넷 자료실에 올라오는 일본 드라마와 자막을 내려받아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다. 취미인 그림 그리기를 통해 긴장을 풀기도 했다. 종교를 갖는 것도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데 힘을 준다. 어딘가 의지할 곳이 있다는 사실이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이경진 서울대 법대 1학년

[이렇게 공부하자] 무리한 계획 '득보다 실'…개념.원리 꼼꼼히 정리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학생들에게는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기회지만 시간이 많은 것은 아니다. 많은 학교가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등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지키지도 못할 무리한 계획을 세워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개학 후 학습에 도움이 된다.

방학에는 부족했던 부분이나 개념과 원리를 파악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동안 보았던 각종 시험문제의 오답 노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기본 개념과 원리가 정리되지 않은 학생이 실전 응용 문제를 푸는 것은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전 대비 문제는 2학기에도 다룰 수 있는 만큼 기초개념과 원리가 부족한 학생이라면 남을 의식하지 말고 기본개념이 충실한 책을 선택해 반복 학습하는 것이 좋다. 수능시험의 경우 어렵고 까다로운 개념을 적용해 응용하기보다는 아주 보편적이고 쉬운 개념과 공식을 응용해 문제를 만들기 때문에 교과서를 한번 더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방학 중에 집중적으로 어느 한두 과목만 잡겠다고 다른 과목을 접어두면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금씩이라도 전 영역을 매일 공부하는 것이 좋다. 본인이 싫어하는 과목은 가장 컨디션이 좋은 시간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상위권 학생들은 문제풀이 중심으로 공부 하면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오답 노트를 만들거나 반복해 공부하는 것이 좋다. 하위권 학생들은 과목별 목표 점수를 조금씩 높여가는 계단식 학습방법을 쓰는 것을 추천한다. 방학 동안 너무 무리해 건강을 해치면 2학기에 견디기 힘들어지는 만큼 체력 유지를 위해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병행해야 한다.

이철희 배화여고 진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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