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이웃들 기초의원 대거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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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전업주부.농민.쌀집주인.세탁소주인.지물포 경영…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평범한 이웃들이 6.4 지방선거 기초의회 의원 선거에 대거 출마해 표밭을 누비고 있다. 이들은 사업가.부동산 임대업자 등이 대부분인 구의원 후보들 사이에서 '지역 실정을 샅샅이 아는 동네 일꾼' 임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에게 한표를 호소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방자치의 이념인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돼가고 있는 현상들이라며 긍정으로 평가했다. 송파구 거여2동에서 출마한 권진숙 (權辰淑.45) 후보는 전업주부. 중학교 교사생활이 경력의 전부인 權씨는 "20년간 이 지역에 살아온 토박이 임을 주민들에게 부각시키고 있다" 며 "이웃들에게 봉사할 기회를 찾기 위해 후보로 나왔다" 고 말했다.

강동구상일동의 김정중 (金正中.49) 후보는 지난 3월 발생한 '국회의원 고스톱' 사건때 서울지검에 국회의장을 직무유기죄로 고발한 인물. 상일동에서 11년째 세탁소를 경영해 온 金씨는 "정치꾼들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흔들고 있다" 며 "지역주민들을 대변할 지역의 참일꾼이 되기위해 출마했다" 고 기염을 토했다. 또 강남구신사동 이용선 (李容善.56) 후보는 25년간 이곳에서 지물포를 경영하며 쌓아온 안면을 바탕으로 "IMF 충격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웃 사람들에게 구의원으로서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주기위해 선거에 나왔다" 고 각오를 밝혔다.

서울서초구내곡동 김이태 (金二泰.48) 후보는 서울 변두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으며 강동구둔촌2동 윤광순 (尹廣淳.46) 후보는 동네사람들에게 '쌀집 아저씨' 로 통한다. 이밖에 서대문구홍은3동 박영자 (朴榮子.56.여) 후보는 생명보험 생활설계사로, 강동구 하일동의 한득수 (韓得洙.38) 후보와 상일동 강귀녀 (姜貴女.42.여) 후보는 태권도.음악 학원 등을 운영하며 얻어온 인심을 무기로 출사표를 던졌다.

김관종 기자 〈istor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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