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건강]비브리오패혈증 건강인은 안걸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12일 전국에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가 내려지자 일부러 회를 먹지 않는등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吳明燉) 교수는 "비브리오 패혈증은 건강한 정상인에겐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고 강조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주의해야할 사람은 간이 나쁜 사람이다. 입을 통해 소화기관으로 들어온 비브리오 세균이 먼저 간을 통과해야하기 때문이다.

간경변증이나 만성간염을 앓아 간기능이 떨어질 경우 간 속에서 세균을 격퇴시키는 면역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있고 딱딱한 간 때문에 혈관이 간을 우회하므로 세균이 바로 몸 속으로 퍼진다는 것.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의 90%가 간질환을 앓았으며 현재 비브리오 패혈증을 앓고 있는 2명의 환자도 모두 간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한 당뇨나 신부전증등 중병을 앓고 있는 사람도 주의해야한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으므로 비브리오 세균과 접촉할 경우 바로 온 몸으로 세균이 퍼지는 패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사망율은 40~50%에 이른다. 정작 비브리오 패혈증을 주의해야할 사람이 주의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 술을 좋아하는 사람 가운데 자신의 주량만 믿고 간이 나빠진 것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처럼 간이 나쁜 애주가들이 비브리오 세균의 오염원인 회나 산낙지 등 해산물을 안주감으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오교수는 "술과 나쁜 간, 감염된 회등 3가지 요소가 함께 갖춰질 때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릴 위험성이 커진다" 고 충고했다.

대부분의 간질환은 상태가 매우 악화될 때까지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자각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간의 건강 여부를 알기 위해선 의사의 진찰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술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해산물을 일부러 피하거나 아니면 간질환이 있는지 살펴본 뒤 해산물을 먹는 것이 좋겠다.

홍혜걸전문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