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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보령 석면광산 인근 주민 88명 폐질환 확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충남 홍성·보령의 석면광산 인근 주민 88명이 석면과 관련된 폐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충남 홍성군 광천읍과 보령시 청소면 등 5개 지역 주민 215명에 대한 석면 영향 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주민 54명은 석면폐증과 흉막반을 같이 앓고 있었다. 33명은 흉막반 질환을, 1명은 석면폐증을 앓고 있었다.

또 폐암이 의심된 주민 3명 중 2명은 정밀검사 결과 폐암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1명은 검사 전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중피종이 의심된 1명도 악성 중피종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진단됐다.

환경부는 질환을 앓고 있는 주민들이 고령이고 증상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우선은 상황을 지켜보다가 폐기능이 약화될 경우 치료와 투약을 지원할 방침이다. 환경부 정종선 생활환경과장은 “현재 국회에서 ‘석면피해구제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며 “이 법에는 피해 구제 대상이나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와 충남도는 충남 지역 14개 석면광산 주변 지역(반경 1㎞)에 거주하는 주민의 건강을 검사하고 있다.

환경부는 내년 4월까지 충남 이외 지역의 7개 석면광산 지역 주민들을 조사할 예정이다. 광산 인근에 거주하다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의 석면 방직공장(제일화학) 인근 주민 197명을 조사한 결과, 석면 관련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석면=섬유 형태로 길고 가늘게 갈라지는 천연광물로 백석면·갈석면 등 6종으로 구분된다. 세계보건기구(WT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한번 폐에 들어가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인체 조직에 붙어 있다가 폐암 등을 유발한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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