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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간부들 마르크스 버리고 미신에 빠져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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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공산주의보다 미신을 믿는 중국 공산당 간부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이들은 공식 석상에선 마르크스.레닌을 외쳐대고 있지만 개인 생활에선 풍수.점.기복신앙에 혈안이 돼 있다. 유명 사찰에서 향 한대 태워 올리는 가격이 10만위안(약 1500만원)을 웃도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급기야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가 최근 "마르크스를 버리고 미신에 빠져든 간부가 너무나 많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 신문에 따르면 요즘 중국 공산당 고위간부들이 즐겨 찾는 기복신앙의 성지로 급부상한 곳이 있다. 중국 5대 명산의 하나로, 남부지역 후난(湖南)성에 있는 헝산(衡山)이다.

우리의 음력설인 춘절(春節) 등 명절이 되면 헝산은 개인 출세.보신을 빌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지방 고위간부들의 차량 행렬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헝산 내 유명 도교.불교 사찰의 경우 음력설이나 유명한 신의 기념일에 처음 태워 올리는 향을 차지하기 위한 공산당.정부 고위인사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헝산의 도교.불교 사찰들은 최대 호황을 누리며 영험하다고 소문난 도사.승려들은 공산당 간부들이 추앙하는 스타가 됐다.

관리들이 사찰에 아부하다 신세를 망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베이징 중앙정부의 관료로 승진하기 위해 온갖 로비 활동을 벌이던 후난성의 부성장급 관리는 후난성 예산 200만위안(약 3억원)을 헝산 내 사찰의 도로포장 비용으로 유용했다가 2003년 쇠고랑을 찼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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