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글로벌 전략폰’ 국내서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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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세계 시장점유율 2, 3위인 삼성과 LG의 휴대전화. 이들 제품의 해외 ‘판매 전쟁’ 불씨가 내수 시장으로 옮겨 붙을 기세다. 해외에서 검증받은 두 회사의 전략 제품들이 속속 국내에 상륙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11일 아레나폰을 공개했다. 3차원 입체그래픽을 적용한 아레나폰은 사진·문서 등을 확대·축소할 수 있고 입체음향도 들을 수 있다. 오른쪽 사진은 삼성이 지난 2월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첫선을 보인 ‘울트라햅틱’. [연합뉴스]

LG전자의 안승권(MC사업본부장) 사장은 11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해외 전략폰의 국내 출시를 알리는 행사를 열면서 “시장점유율의 빅뱅을 일으킬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날 선보인 제품은 풀터치폰 ‘아레나(SU900/KU9000/LU9000)’다. 3차원 큐브(정육면체) 모양의 ‘S클래스 사용자환경(UI)’을 채택한 것이 가장 큰 특징. 단말기 대기 화면에 나타난 정육면체를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돌려 간편메뉴·위젯·전화번호부·멀티미디어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음악을 듣고 싶으면 주사위를 ‘멀티미디어’로 돌려 MP3플레이어 아이콘을 누르면 된다. 안 사장은 “휴대전화의 외부 디자인이나 성능 면에서 별 차이가 없어진 만큼 사용의 편리함과 관련된 ‘내부 디자인(UI)’으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상도 800X480인 7.6㎝(3인치) LCD 화면을 장착하고,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조작하는 멀티터치 기능도 국내 최초로 넣었다. 지상파 DMB와 500만 화소 카메라도 내장했다. 70만원대의 가격으로 20일께 출시할 예정. 500유로(약 90만원)의 꽤 비싼 가격표를 붙여 3월 유럽에 출시했는데 30만 대 넘게 팔린 제품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모두 500만 대 이상 파는 것이 목표다. 아레나폰의 국내 상륙으로 삼성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울트라햅틱’을 국내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울트라터치’라는 이름으로 공개해 아레나폰과 함께 관심을 끈 제품이다. 화면은 400X240 해상도의 7.1㎝(2.8인치형)로 아레나보다 약간 작지만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로 대낮 햇볕 아래서도 잘 보인다. 풀터치 화면과 키패드를 동시에 갖췄다. 삼성이 15일 공개하는 전략 모델 신제품도 관심거리다. 회사 측은 X선으로 투시한 제품 사진, 런던·두바이·싱가포르에서 공개한다는 사실 외엔 성능과 디자인 등에 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모바일(WM)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OS)로 쓰는 스마트폰일 것으로 국내외 언론은 추측한다. 하지만 삼성이 스마트폰 ‘옴니아’의 후속 제품인 ‘옴니아 2’를 따로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일반 풀터치폰일지 모른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편 LG전자가 ‘프라다폰’의 후속인 ‘프라다 2’의 다음 주 국내 출시를 발표한 것에 대응해 삼성전자가 아르마니폰을 다음 달 국내에서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회사는 2007년 ‘조르지오 아르마니폰’을 해외 시장에 내놓은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프리미엄 뮤직폰 ‘엠포리오 아르마니폰’을 선보였다. 이번에 내놓을 제품은 아르마니폰의 세 번째 모델로 윈도 모바일을 탑재한 풀터치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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