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통신원 현장리포트]할인점 무조건 싼건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가격파괴' 러시인 요즘 대형 할인점을 이용하는 것이 과연 유리할까. 서울및 수도권 일대 9개 할인점과 주부들이 손쉽게 드나드는 동네 슈퍼 9곳을 주부통신원들이 직접 방문해 가격조사를 해본 결과 나온 답은 '그렇다' .선정된 생필품 10개 품목의 가격은 업소.품목마다 달랐지만 할인점이 저렴한 것은 확실했다.

그러나 할인점 공산품은 묶음판매가 많아 목돈이 드는 데다 매장위치도 떨어져 있어 시간과 교통비가 든다는 점, 또 매장의 혼잡도.배달불가 등의 서비스를 고려할 때 값의 차이만큼 고스란히 싼 것은 아니라고 주부통신원들은 입을 모았다.

여럿이 공동구매해 필요한 양을 서로 나눈다거나 대량구매가 필요한 큰 행사를 앞두고는 할인점 이용을 권할만 하다고. 또 대부분의 할인점에서는 의류나 신발, 그릇 등 생활용품도 갖추고 약국.세탁소 등도 이용할 수 있어 식품의 집중 구입보다는 다양한 품목.서비스를 한 장소에서 이용하려 할 때 적절하다는 것. 또 할인점이나 슈퍼 모두 특정 품목이 싸다고 해 다른 품목도 싼 것은 아닌만큼 정말 싸게 사려면 용량당 가격표를 작성해 서너곳을 둘러본 후 골라야 한다는 것. 농심 신라면의 경우 일산.과천 킴스클럽이 개당 3백40원꼴로 가장 쌌으나 (박스구매필수) , LG 페리오치약 (2백30g) 은 8백60원대의 LG마트고양점이나 양평동 프라이스클럽보다 개당 27원이 비쌌다.

분당 E마트는 이 치약이 1천3백33원, 창동 E마트 1천4백83원으로 가장 싼 LG마트고양점보다 4백원이상 차이가 나 할인점간에도 품목간 가격차이가 많았다.

신라면을 해태슈퍼 등 동네 슈퍼에서는 3백60원~4백10원까지 받았으나 대신 낱개구입이 가능한 것이 장점. 같은 브랜드의 치약이라도 할인점과 슈퍼에서는 각각 용량이 다른 물건을 팔고 있었는데 같은 단위로 환산해 비교해본 결과 대부분 할인점이 월등히 쌌다.

서울우유 1ℓ들이는 할인점에서 모두 1천3백50원을 받아 1천4백50원을 받는 슈퍼보다 확실하게 1백원이 쌌다.

전업소가 같은 용량을 취급하는 농심 새우깡은 할인점에서는 최저 2백73원 (용인시 마크로)에서 최고 3백20원 (구의동 롯데 마그넷) , 슈퍼에서는 최저 2백90원 (뉴코아 반포점슈퍼)에서 최고 3백60원 (잠원동 해태슈퍼.방이동 해태 코스코 등) 까지 받아 한봉지에 70원이나 가격차이가 났다.

쌍용 코디화장지 24롤 (70m) 은 할인점간에도 최고 1천50원차이가 났고 잠원동 다마트슈퍼는 할인점 최저가인 1만8백50원 보다 약 2천원이나 싸게 팔아 화장지가 이 기간중의 '미끼 상품' 임을 느끼게 했다.

통신원들은 "한우쇠고기등심의 경우 냉동육.생육 구분이 안된데다 품질을 표시하는 용어도 최상급.상등급.꽃등심 등 다양해 가격 비교에 걸림돌이 됐다" 면서 농.축협등 관계기관에 의해 식품류의 품질 분류및 명칭 통일이 제도적으로 이뤄질 것을 희망했다

(주부통신원 = 김혜영.박영희· 박완정· 이경희· 이돈아·이은혜·임행옥·조인경·최은령) .

정리 = 고혜련 기자

〈hyerk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