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상권 시장쟁탈전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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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호남 상권을 놓고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등 국내 3대 백화점의 시장쟁탈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신세계가 95년 문을 연 데 이어 롯데백화점이 오는 9월 개점을 목표로 준비중이다.

여기에 현대백화점이 오는 6월부터 송원백화점의 위탁경영에 나선다. 이에따라 화니.가든백화점의 부도에 이어 토착백화점의 명맥을 잇던 송원백화점마저 간판을 내리게 돼 지역 백화점이 '실종위기' 를 맞고 있다.

◇대형백화점 진출 = 현대백화점은 6월1일부터 10년간 송원백화점을 위탁경영키로 계약했다. 앞으로 영업수익의 10%를 경영수수료로 받기로 했으나 지분은 참여하지 않고 현대백화점의 상호 및 로고를 제공하고 경영핵심인력 20여명을 파견한다. 현대는 고품격백화점의 이미지를 살리겠다는 전략이며, 송원측이 부채 4백50억여원을 6월이전까지 절반으로 줄여주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과장급이상 기존 간부사원들의 대폭 교체도 바라고 있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광주점 (광주시동구대인동.매장면적 8천평) 을 오는 9월중순께 열기로 하고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롯데측은 현지 채용인원만 3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지역 최대 매장에 풍부한 상품구색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첨단 패션.문화발신지로 가꿔간다는 구상이다.

또 현대백화점과 9백여m,가든백화점과 8백여m밖에 떨어져 있어 새 쇼핑벨트의 형성으로 '상권밀집 이익' 이 생길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진출한 광주신세계는 지역밀착형 경영을 강화하고 고객환불제도를 도입해 백화점 시장점유율을 50%대까지 늘렸다.

◇백화점 변질과 시장쟁탈 = 13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호남지역 상권의 점유율은 백화점이 5%, 재래시장 85%, 양판점.할인점 5%, 대리점 등 기타 5%로 분석된다.

따라서 3대 백화점 진출로 업계가 당분간 포화상태에 이르고 IMF상황과 맞물려 일부 백화점이 재고상품을 처리하는 '땡처리' 매장으로 저급화 (低級化) 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특히 앞으로 이들 백화점이 재래시장 등의 몫을 빼앗아 지역상인들을 크게 위협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의 전국평균 점유율은 10~12%로 아직 호남지역에서 백화점이 파고 들 여지가 많다" 고 밝혔다.

광주 = 천창환 기자

〈chunc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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