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호황속 구인난…입도선매·캐나다 원정등 백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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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경기 호황을 만끽하고 있는 미 기업들이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다. 특히 하이테크 분야에서는 35만개의 일자리가 주인을 찾지 못해 해당 기업들이 인재 (人才) 를 구하느라 안달이다.

기업들은 대학 재학생의 입도선매, 원서제출시 경품실시 등 인재확보를 위해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일자리가 없어 대량실업 사태로 고민하는 한국으로서는 부럽기 짝이 없는 광경이다.

지난달 미 경제는 1분기중 성장률이 4.2%, 4월 실업률은 지난 70년 이후 가장 낮은 4.3%로 떨어졌다. 성인 남자만 따지면 실업률은 3.4%에 불과해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다.

◇대졸자 입도선매 = 대학 졸업반의 첫 학기가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이 대학가를 돌며 취업 희망자의 확보에 나섰다. 월가의 투자회사나 대형 컴퓨터회사 등은 3학년 때부터 인턴사원 제도를 활용해 미리 '침' 을 발라놓는다.

출신대학.전공과목 등에 따라 10만달러 이상의 연봉.스톡옵션.학자금 대출금 대납 등을 내세운다. 올해 대졸자 취업기회는 지난해보다 27.5%나 늘어났다.

◇원서 제출시 경품 제공 = 일리노이주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2백50명을 고용키로 한 GE 캐피틀 오토 파이낸셜사의 경우 최근 입사원서 접수자들을 대상으로 경품 추첨을 실시했다. 경품은 컬러TV와 프로야구 경기입장권, 1백달러 상당의 상품권부터 헬스클럽 이용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캐나다 구인원정 = 캐나다 근로자들은 대부분 영어가 가능한데다 같은 문화권이어서 직장내 적응이 쉽다. 또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지역이기 때문에 취업비자를 얻기 쉬워 기업들의 스카우트 표적이 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의 오푸스 텔레콤은 최근 캐나다 오타와 지역신문에 구인광고를 내 30여명을 모집했다. 컴퓨터 관련학과가 강하다는 온타리오 워털루대학의 경우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사 등 약 1백20여개의 미 기업들이 졸업생을 뽑아갔다. 이에 따라 캐나다 기업들은 유럽.아시아계 인력 확보를 꾀하는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dk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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