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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정복 어디까지 왔나]유전자 요법…아직은 실험단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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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유전자 치료는 인류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암의 완치법으로 '21세기 의술의 꽃' 이라 불린다. 그 원리는 병의 결과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뿌리 뽑는 것. 기존의 치료법들이 단백질을 주입해 질병을 치료하는데 반해 유전자치료는 직접 유전자를 투여하는 방법이다.

현재 유전자 치료의 핵심은 치료용 유전자를 우리몸에서 잘 자랄 것으로 생각되는 매개체와 결합시켜 몸 속에 집어 넣어 체내에서 증식시켜 효과를 얻는 것. 현재 매개체로는 아데노바이러스.레트로바이러스 등 바이러스나 양이온성라이포좀 등 화학물질이 사용된다.

암의 유전자치료 방식으로는 ▶암을 일으킨 문제 유전자의 DNA순서를 바꿔 기능을 못하게 하는 방법^암 억제유전자인 P53을 주입해 암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방법 ▶몸의 면역기능을 증강시켜 암세포에 대응하게 하는 방법 ▶자살유발유전자를 주입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

이론상 유전자치료는 암을 포함한 다양한 난치병의 완벽한 치료법이지만 현재까지의 기술로는 치료에 한계점이 있다. 예컨대 치료용 유전자를 문제가 된 특정부위에만 전달해 치료효과를 거두는 것에 어려움이 많다. 또한 매개체로 사용된 바이러스 등에 대해 항체가 생성되기 때문에 이를 무한정 반복해서 사용할 수도 없다. 환자의 10~20%만이 효과를 보는 데 그치는 이유도 이 때문.

국내최초로 95년 말기암환자에게 유전자 치료를 시도한 서울대의대 종양내과 허대석 (許大錫) 교수는 "효과를 보인 2명의 환자가 결국 모두 사망해 치료법이 실험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실정이지만 기술적 문제점만 보완되면 암치료의 신기원을 이룰 것" 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유전자 치료를 현 수준에서 치료 첫단계부터 시도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관계자들의 견해. 許교수는 "아무리 좋은 효과가 예상된다 하더라도 위험부담이 큰 치료법이므로 이미 40~50%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기존의 치료법을 대신해 첫단계부터 시도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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