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주택]채산성 잘 따져야…미분양 많고 집값 뚝 떨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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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조합아파트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조합에 가입했던 조합원들이 대량 탈퇴하는가 하면 시공회사조차 선투자가 많다며 수주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주택의 장점은 청약통장없이 싸게 집마련을 하는 것. 그러나 IMF체제이후 미분양 아파트의 속출, 주택값 폭락, 주택시장 위축 등으로 조합주택의 메리트가 크게 줄었다. 기존 아파트보다 되레 불리한 경우도 있어 채산성을 한번 따져봐야 할때다.

◇경제성 = 쌍용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수지에 건설중인 일반 분양아파트 33평형의 경우 분양가가 평당 4백70만원대이고 같은 지역에 짓는 조합아파트는 4백20만원선. 외형상 조합아파트가 평당 50만원정도 싸다. 그러나 최근 기존 아파트값이 폭락하면서 격차가 크게 줄었고 일부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기업에 재직중인 洪모과장 (39) 이 지난해 9월 가입한 경기도일산동 직장주택조합 33평형 아파트 가격은 모두 1억3천8백만원인데 반해 인근 후곡마을 같은 평형은 1억4천만~1억6천만원. 입주때까지 금융비용등을 감안하면 별 차이가 없다.

특히 공기가 늦어질 경우 이자.기회비용의 손실이 더 커지고 앞으로 건재값등이 오르면 입주시 추가 부담도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반면 정상적으로 추진됐을 경우 새 아파트라는 장점이 다소의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일반 아파트보다 훨씬 싼 조합아파트도 없지 않다. 서울 창동의 한 아파트는 주변 시세보다 평당 1백만원정도 싼 값에 조합원을 모집할 계획.

◇안전성 = 사업승인이 제대로 나올 것인가, 상하수도 문제는 없는가등을 사전에 잘 챙겨봐야 하고 시공사의 자금동원 능력과 건실도 등을 체크해 보는 것도 중요한 사항.

한 조합주택 시공사 관계자는 "과거 조합원이 중도금 연체시 시공사가 돈을 꾸워대 공사에 차질이 없었으나 최근에는 조합에 대한 대출을 일절 해주지 않고있다" 며 "이때문에 조합과 시공사, 조합원간에 갈등이 생기고 공기가 지연되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올 6월 입주예정이었던 용인 수지연합주택조합 3차분은 상수도 배정이 12월말로 확정되면서 입주기한이 6개월 연장된 케이스. 그러나 이는 다행스러운 경우로 용인시는 상수도 부족이 심각해 조합설립 인가후 2년내 물배정을 받지 못하면 조합설립인가 자체를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혀 물배정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선희 기자

〈sun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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