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장기호황 미국경제 5대 이변' 보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7년째 계속되는 미국 경제의 호황으로 인해 경제학의 고전적 정설 (定說) 이 흔들리고 있다.근래에는 '고성장 - 저실업 - 저물가' 현상이 계속되면서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조차 과거의 이론이 과연 미 경제의 오늘날 현실에 맞는 것인지 헷갈리는 실정이다. 뉴욕타임스지 (紙) 는 3일 이를 다섯가지로 정리해 소개했다.

^ "재정적자가 줄어들면 성장이 둔화된다" =지난 92년 2천억달러에 육박했던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이제 사실상 제로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3.8%나 된다.

특히 지난 1분기중 성장률은 4.2%나 됐다. 이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재정적자 감축이 저금리와 함께 자본지출을 부추겨 경기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 "세계 경제의 성장은 유가를 끌어올린다" =세계 경제가 지난 94년 이후 2%대를 넘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나 국제유가는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중동산 원유가격은 지난 73년 아랍권의 석유 금수 (禁輸) 조치 당시의 실질가격 (73년 불변가격 기준으로 배럴당 3달러선) 과 비슷하다. 신규 유전이 속속 개발되고 석유생산비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 "저 (低) 실업은 고 (高) 인플레를 수반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업률은 70년대초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4%대를 맴돌고 있으나 1분기 물가상승률은 64년이래 가장 완만한 0.2%에 그쳤다.로버트 시머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를 '고령화 사회'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실업률이 5배나 높은 10대 근로자 숫자가 줄어들어 통계상의 실업률이 실제보다 낮아졌다는 것.

^ "통화량 급증은 인플레를 부추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튼 프리드먼은 "인플레는 언제, 어디서나 통화 (通貨) 와 관계된 현상" 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가 지나치게 돈을 많이 찍어내는 게 인플레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뜻이다. 틀린 얘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상호연관성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

90년대 중반 통화공급이 크게 늘었지만 인플레 현상은 아직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 "주가는 배당수익에 대한 기대감의 반영이다" =미 증시의 주가수준이 전반적으로 기업수익성에 비해 높은 상태다. 그러나 과대평가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주가가 수익 기대감과 리스크를 함께 반영한다고 말한다.

현재 주식투자는 채권에 비해 그리 위험하지 않으면서 평균수익률은 그 두배가 넘고 있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dk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