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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습니다] 토요타의 대형 세단 아발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자동차 시장에서는 무난한 모델이 인기다.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로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토요타는 무난한 차 만들기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미국서 판매되는 토요타의 승용차 라인업은 소형 야리스를 비롯해 코롤라, 매트릭스, 캠리, 솔라라, 하이브리드인 프리우스, 최상급 모델 아발론 등으로 구성된다.

그 가운데 SK네트웍스가 직수입을 통해 선보인 모델이 고급세단 아발론. 큰 사이즈의 차체와 3.5리터 엔진의 넉넉한 파워가 어우러진 아발론을 만나봤다.

현재 SK네트웍스를 통해 판매되는 아발론은 2가지 종류로 리미티드(Limited)와 투어링(Touring)으로 나뉜다. 시승차는 투어링. 조금 더 운전자 중심에 맞춰져 심플한 구성을 자랑하는 모델이다.

아발론의 외형은 국산 대형세단에 뒤지지 않는다. 5019mm에 달하는 긴 차체는 에쿠스와 견줘도 아쉽지 않을 정도. 전폭은 1849mm로 넓고, 전고 역시 1486mm로 넉넉한 사이즈를 자랑한다.

전면부 디자인은 심플함을 강조한 고급세단의 이미지를 담아낸다. 좌우를 가로지르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롬으로 감싸지며 중심부에 토요타 엠블럼이 빛난다. 헤드램프 디자인은 심플하며 제논라이트도 기본 탑재된다. 화려함은 없지만 수수함 속에 고급화스러움이 느껴지는 것이 아발론의 매력이다.

측면은 커다란 차체와 부드러운 곡선이 어우러진 라인도 대형 고급 세단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사이드 미러에 내장된 LED 타입의 방향 지시등도 이채롭다.

휠은 18인치가 사용되며 215mm급 타이어가 달린다. 휠 타이어 사이즈로만 보면 성능보다 승차감을 노린 흔적이 보인다.

후면부도 심플하게 꾸며졌고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갖춰 캐디백도 손쉬운 수납이 가능하다. V6 엔진이 탑재된 만큼 2개의 머플러가 차체 하단을 가로질러 후면부에 돌출되지만 테일 파이프의 사이즈는 크지 않다. 음색도 조용해 컴포트세단 다운 면모를 살렸다.

실내 분위기도 심플함을 우선시 한다. 계기판 속 게이지는 각각의 표시 영역을 넓게 표시해 시원스런 느낌이다. 중심부엔 자동변속기의 변속상황을 알리는 인디게이터가 위치한다.

센터페시아는 커다란 버튼들로 꾸며졌다. 작동이 편하고 은은한 블루톤 조명이 나와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오디오 데크는 커버로 감싸져 있고 닫혀있는 경우라도 핸들에 있는 리모컨으로 제어할 수 있다. 중심부의 콘솔 및 하단 컵 홀더도 커버가 있지만 모두 닫혀있는 경우 조금 심심한 맛이 난다. 6단 자동변속기는 스탭게이트 방식으로 조작하며 수동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시트는 부드러운 가죽과 쿠션이 충분해 승차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다른 차와 차별되는 부분은 스티어링 휠의 위치 조작법이다. 전동으로 작동하거나 하나의 레버를 당겨 수동으로 설정하는 방법이 널리 쓰이는데 아발론은 2개의 레버를 통해 조정한다. 좌측 부분 레버를 풀어주면 텔레스코픽 기능만 사용할 수 있고 하단부 레버는 틸트 기능만 담당한다.

뒷좌석은 아발론 최대의 경쟁포인트다. 큰 차체 사이즈와 긴 휠베이스가 실내 공간을 위해 충실히 사용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예다. 뒷좌석의 레그룸은 너무나 넉넉해 수천만원대 대형세단 부럽지 않다. 물론 뒷좌석 중심의 세단이 아닌 만큼 암레스트의 컵홀더 정도가 뒷좌석을 위한 배려의 전부지만 가족 구성원 모두가 편히 타고 이동하는 교통수단으로써는 최상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승으로 들어가자. 시동키를 돌리면 나즈막한 음색의 V6 엔진이 가동된다. 가속페달 및 핸들의 조작이 가볍게 설정돼 여성 운전자도 힘들이지 않고 운전할 수 있겠다. 시내 도로서 느껴지는 승차감은 렉서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잔진동을 걸러 최상의 승차감 구현을 위한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충실하게 전해진다. 물론 이와 같이 긴 댐퍼의 설정은 코너링에서 아쉬움을 비추기도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이와 같은 셋업을 가장 이상적으로 꼽는다.

토요타 모델답게 소음에 대한 불만도 없다. 이미 렉서스의 각 모델을 통해서도 수차례 경험한 바 있지만 소음에 대한 방어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268마력 V6엔진이 본격적인 회전을 시작한다. 6단 자동변속기는 변속감이 좋다. 중고속이라 할 수 있는 3~4단 영역서의 주행 느낌이 가장 이상적이며 초반부터 꾸준하게 밀어붙이는 토크감이 인상적이다.

다른 엔진과의 차별성이라면 토크 밴드가 넓은 구간으로 퍼져있어 어떤 영역서도 일정한 가속성능이 나온다는 점. rpm이 상승해도 소음은 적다. 주행시 느껴지는 정숙성과 승차감은 매우 뛰어난 수준.

마력과 토크의 수치를 보면 최신 3.5리터 엔진들 대비 아쉬움이 생기지만 실질적인 주행시 느낌은 매우 경쾌했다.

고속도로에 올라 고속주행 능력을 확인한다. 저속에서는 매우 부드럽게 느껴지던 서스펜션이 고속에 올라서자 차체를 단단히 붙들고 선다. 덕분에 불안감이 적어 탑스피드까지 쉽사리 내달리도록 지원해준다. 속도제한 장치가 작동하는 것은 계기판으로 220km/h 정도.

타이어 사이즈는 작은 편이지만 고속 코너링에서도 불안감은 크지 않다. 타이어보다 서스펜션의 능력 때문이다. 과거 렉서스 ES350을 시승하면서 너무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접근하며 아쉬워진 주행 밸런스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바 있지만 캠리, 아발론의 경우는 적정선에서 타협하고 있다.

강원도에 위치한 대관령을 앞두고 잠시 멈춰선다. 과연 버텨줄까? 렉서스 ES350의 경우 코너 한두개를 돈 뒤 빠른 달리기를 포기한 바 있다.

5m를 넘어서는 차체를 가진 아발론이라면?

가속페달을 힘껏 내밟는다. 엔진이 레드존에 들어설 무렵 변속을 한다. 타코미터의 바늘은 지치지 않고 속도 상승을 부추긴다. 힘든 주행서 변속 쇼크가 커지는 일부 모델도 있지만 아발론의 6단 미션은 적정한 변속 타이밍과 부드러운 변속을 지속적으로 반복해낸다.

코너를 앞두고 브레이크. 캘리퍼 성능에 대한 불만은 없지만 타이어가 불만으로 다가온다. 역시 출력 대비 작은 사이즈와 내구성을 감안한 4계절 타이어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코너링 시 언더스티어가 발생하지만 대형급 FF구동 모델로써는 만족할 수준이다.

본격적인 코너에 접어들면 타이어가 비명을 질러대지만 서스펜션은 차체를 잘 지지해준다. 단, 연속되는 코너가 즐비한 일부 구간을 지날때 프론트 쪽이 조금 더 묵직하게 잡아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발론의 코너링은 짧게 예리하게 치고 들어갈 때보다 일정한 롤각이 형성된 이후 꾸준하게 유지되는 환경서 유리하다. 하지만 승차감 중심의 대형급 세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히 경쟁력 있다.

여러 코너와 등판각이 큰 도로를 주행했음에도 각 시스템은 힘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 정도의 성능이라면 왠만한 운전자는 불만을 나타내지 않을 것이다.

시내서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숙성을 즐기며 간혹 고속도로에 올라선 스트레스 없는 달리기도 가능하니 국내 운전자들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 아니겠는가? 거기에 넉넉한 뒷좌석 공간도 덤으로 주어진다.

SK네트웍스를 통해 판매되는 아빌론의 국내 시판가는 4천만원대. 토요타의 미국 판매가격 및 환율 등을 감안하면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거기에 토요타라는 브랜드 밸류 역시 뒤쳐짐이 없다. 렉서스 엠블럼에 집착하지 않는 소비자라면 아발론에서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토조인스=김기태PD (autojoin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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