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세 아빠와 16세 딸의 ‘유랑별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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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유일한 혈육인 아버지와 함께 전국을 떠도는 트로트 소녀 해수(16). 때로는 간드러지게,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게 무대를 휘어잡는 해수는 다섯 살 때부터 이 땅 방방곡곡을 돌며 노래와 색소폰 연주를 해왔다.

유랑극단 악단장이었던 아버지 박수기(67)씨는 쉰한 살에 얻은 딸이 안쓰럽기만 하다. 해수를 낳고 6개월 만에 집을 나간 아내를 대신해 기저귀를 갈고 우유를 먹이며 딸을 키워 왔다. 가진 재주로 할 수 있는 게 유랑 가수뿐이라 이 길로 살아왔지만, 자신을 닮은 딸이 저처럼 떠돌이 ‘딴따라’로 살아갈 일이 아득하다. 아빠가 더 늙기 전에 성공하고 싶은 해수는 연습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흘린다. 티격태격 잔소리와 말다툼이 끊이지 않는 부녀는, 그래도 서로에게 이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피붙이다. ‘이대로 오래 함께’를 꿈꾸는 ‘낭랑 16세, 해수의 노래’는 9일 밤 11시 OBS경인TV 멜로다큐 ‘가족’의 20번째 이야기로 만날 수 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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