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극단 악단장이었던 아버지 박수기(67)씨는 쉰한 살에 얻은 딸이 안쓰럽기만 하다. 해수를 낳고 6개월 만에 집을 나간 아내를 대신해 기저귀를 갈고 우유를 먹이며 딸을 키워 왔다. 가진 재주로 할 수 있는 게 유랑 가수뿐이라 이 길로 살아왔지만, 자신을 닮은 딸이 저처럼 떠돌이 ‘딴따라’로 살아갈 일이 아득하다. 아빠가 더 늙기 전에 성공하고 싶은 해수는 연습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흘린다. 티격태격 잔소리와 말다툼이 끊이지 않는 부녀는, 그래도 서로에게 이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피붙이다. ‘이대로 오래 함께’를 꿈꾸는 ‘낭랑 16세, 해수의 노래’는 9일 밤 11시 OBS경인TV 멜로다큐 ‘가족’의 20번째 이야기로 만날 수 있다.
강혜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