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학년도 대입 모집요강]계열파괴 등 선택폭 넓어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난 99학년도 대학입시 모집요강의 특징은 전형방법이 다양해지고 특기자를 우대하는 학교가 예년보다 많아졌다는데 있다. 서울대가 처음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로 특차를 모집키로 하는등 대학의 우수학생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집방법이 획기적으로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능 총점은 다소 뒤쳐져도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학생의 입학길이 넓어졌다. 또 대학마다 한명이라도 더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저인망 식으로 수시모집을 적극 활용하는등 독특한 선발방식 개발에 열심이어서 수험생은 자신에게 유리한 선발방식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특기자 우대 확대 = 그동안 외국어.컴퓨터.예체능 등 일부 분야에 국한됐던 특기자 영역이 발명.사회봉사 등으로 다양해졌고 지원기준도 완화되는 추세다. 상위권 대학들도 이같은 분위기에 적극적이어서 연세대.이화여대등 일부 대학은 학생선발을 위해 외국어등 각종 경시대회를 개최한다.

서울대는 해외 경시대회뿐만 아니라 국내 경시대회 입상자에게도 고교장 추천제 지원자격을 주기로 했으며 아주대는 경시대회 입상자 특별전형 제도를 도입했다. 경희대는 토익 (TOEIC).토플 (TOEFL) 성적 우수자 선발인원을 지난해의 3배인 1백5명으로 늘렸고 건국대도 35명을 뽑는다.

또 중소기업 가업 승계자 (숭실대).학생 발명왕 (서울대.고려대).호텔 지배인 자격증 소지자 (경희대).50세 이상 만학도 (단국대).산업체 근로자 (연세대.성균관대.제주대).사회봉사 우수자 (한양대) 등도 특기자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수능 특정분야 고득점자 우대 = 아주대는 수능 총점에 관계없이 수능 4개 영역중 특정영역 성적이 계열별 상위 1%이면 특기자 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고려대는 수능 성적을 반영할 때 지난해의 경우 계열에 따라 외국어 (인문).수리탐구Ⅰ (자연) 영역에서 각각 50점씩 가중치를 부여했으나 올해는 각각 80점으로 높였다. 교육부는 수능 총점보다 계열.학과에 따라 특정영역 점수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어 이런 추세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계열 교차지원 확대 = 포항공대는 수능 성적이 상위 1%이내인 인문계 학생이 고교장 추천제를 제외한 특차전형에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고려대도 예체능계의 인문.자연계 지원을 제외한 모든 계열간 교차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화여대는 지난해부터 허용했던 보건교육과.간호과학과.가정과학부 이외에 의과대.체육과학대에 대해서도 인문.사회계열 수험생이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고교 교육이 파행으로 운영될 우려도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제도를 도입한 대학 관계자들은 "학생들의 선택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교차지원 허용이 바람직하다" 고 주장한다.

대성학원 이영덕 (李永德) 평가실장은 "이같은 추세는 대학들이 수능 고득점자등 우수 학생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학생들에게는 선택폭이 넓어져 유리한 것은 틀림없다" 고 말했다.

◇지원기회 확대 = 지난해는 많은 대학이 수시모집에 소극적이었으나 올해는 연세대.이화여대가 수시모집으로 조기에 선발하는등 이 제도가 정착되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해 특차로 모집했던 외국어.과학분야 특수재능 보유자를 올해에는 수시모집으로 전환, 선발한다. 서울대는 수시모집 고교장추천제 선발인원을 지난해 정원의 10%에서 20%로 늘렸다. 수시모집 합격자는 특차.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지역 우대제 = 중앙대 안성캠퍼스 인근 지역 출신 고교생이 중대안성캠퍼스에 지원할 경우 수능성적의 2%를 가산받는다. 연세대는 조기 입학제에 지역할당 개념을 도입, 개인.모집단위별로 합격조건에 차이를 두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중이다.

고수석·고정애·최재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