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능형 자동차’ 산업 잘 나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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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서구 계명대 공학관 4호관 209호. 이곳에 대구경북자동차부품진흥재단의 지능형자동차사업단이 입주해 있다. 김태권(52·계명대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사업단장은 요즘 ‘ ITS(지능형교통시스템) 기반 지능형 자동차 주행시험장’ 건설로 바쁘다. 주행시험장은 달성군 구지면 37만6800㎡에 들어선다. 흔히 무인 자동차로 불리는 지능형 자동차와 이에 장착된 부품 성능을 시험하는 곳이다. 김 단장은 “올 11월 착공할 예정”이라며 “세계에서 처음 선보이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계명대 지능형자동차대학원과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들이 만든 지능형 자동차. 지난해 11월 이 대학 운동장에서 열린 시험주행에서 무인 차량이 장애물을 피해 가고 있다. [계명대 제공]


대구시의 지능형 자동차(부품)산업 키우기가 궤도에 올랐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대구시의 ‘지능형 자동차 상용화 연구기반 구축’을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해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시는 2014년까지 지능형 자동차부품 개발에 846억원, 자동차부품연구원 대구분원 설치에 100억원, 지능형 자동차 주행시험장 건립에 686억원 등 163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왜 ‘지능형’ 자동차부품인가=대구의 자동차부품산업은 섬유산업과 달리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자동차부품업계의 매출액(2006년 기준)은 3조6654억원으로 섬유업계 매출액(3조63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부품업체가 늘어나서다. 달성공단의 한국델파이는 GM대우·현대 등 국내와 미국의 GM, 일본 도요타 등에 엔진분야 등 40여 부품을 공급해 2006년 이후 매년 1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또 에스엘·평화발레오·경창산업·세원정공 등 중견 부품업체가 밀집해 있다. 섬유를 대체할 주력산업으로 등장한 것이다.

시는 한발 더 나아가 지능형 자동차부품산업 키우기에 나섰다. 지능형 자동차 제조에 필수적인 주요 부품을 개발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는 전자제어장치와 구동·조향·브레이크, 레이더·센서·근거리무선통신시스템 등이다. 김 단장은 “5년 후면 일반 자동차 부품의 50% 가량이 지능형으로 대체될 것” 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진용환 기계자동차과장은 “대구를 지능형 자동차부품의 세계적인 공급기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는 2015년이면 이 분야의 고용 인원이 8000여 명 늘어 2만3000여 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학·관 협력 활발=대구시는 주행시험장 건립과 지능형 자동차 기술 개발을 지능형자동차사업단에 맡겼다. 사업단에는 지역 42개 중견 부품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계명대는 지난해 지능형자동차대학원을 설립했다. 현재 23명이 공부하고 있다. 대학 측은 이 분야 석학인 독일 아헨공대 헤닝 발렌토비츠 교수를 대학원장으로 초빙했다. 이 대학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들은 지난해 11월 무인 자동차를 개발해 시험주행에 성공했다. 이들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 성능이 향상된 무인 버스와 승용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홍권삼 기자

◆지능형 자동차=기계·전자·통신·제어 기술을 융합해 차량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향상시킨 신개념 차량. 전·후방 차량과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자동 주행하거나 사람·물체·다른차량 등 장애물을 감지해 스스로 피하거나 정지하는 등 첨단 기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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