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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개발은행 보고서]"지나친 고금리 핫머니 부작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한국 경제는 기업과 금융기관 간의 복잡한 특혜관계를 풀기 위해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아시아개발은행 (ADB) 이 23일 지적했다.

ADB는 이날 발표한 '연례 개발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 (GDP) 은 올해 1% 감소하나 내년에는 3.1%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수출은 원화 가치의 하락에 힘입어 올해 5.8% 늘어나 경상수지 흑자가 2백1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ADB는 이어 국제통화기금 (IMF) 이 5백70억달러의 금융지원과 함께 요구한 ▶긴축 재정.통화 정책 실시 ▶정부 지출의 대폭 삭감 등으로 한국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한국이 성장 잠재력을 되찾게 될 때까지 2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경제위기가 대외 신인도 상실에서 초래된 만큼 경제개혁의 엄격한 이행이 외국인 투자 유치에 필수적" 이라고 강조했다.

ADB는 또 "위기의 원인중 하나는 기업과 금융기관 간에 복잡한 특혜관계가 형성돼 있는 것" 이라며 "개혁을 위해서는 투명성과 책임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고 단언했다.

그러나 ADB는 IMF가 지원 조건으로 내세운 무역 자유화와 주식.채권 시장 개방 등의 약속을 한국 정부가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 우려를 표명하고 IMF가 제시한 금리 수준이 낮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금리가 연 20%선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본 자유화는 핫머니의 유입을 불러 이미 차입금 비율이 높은 한국 기업들의 사정이 더욱 악화될 위험이 있다" 고 지적하고 "이는 금리.환율을 높이고 신용 위기를 초래해 장기적으로 자본시장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 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약한 기업도 살아남을 수 있는 수준으로 금리가 하향 조정돼야 한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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