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피임의 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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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피임의 역사 앵거스 맥래런 지음. 정기도 옮김책세상刊.4백57쪽. 1만8천원

피임을 통해 가족과 성 (性) , 그리고 문화와 사회적 관계의 본질을 파고든다는 점에서 '피임의 사회사 (社會史)' 라고 부를 수 있는 책이다. 사회적 목적에 따라 가족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 여성에게 생식력의 조절을 강요했다는 시각에서 씌어진 책이다.

여성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로도 볼 수 있다. 연구범위를 근대에 국한하지 않고 고대와 중세로까지 넓혔다는 점과 피임에 대한 풍속사나 과학사가 아닌 인문.사회과학적 탐구라는 점에서 기존의 연구서와 구별된다.

저자에 따르면 피임이란 한 사회의 문화에 의존하는 하나의 구조라는 것. 피임방식은 그 시대의 가치관, 정치사회적 구조, 문화적 흐름과 풍속, 남녀관계를 포괄적으로 반영하는 거울과도 같은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양한 역사적 사실, 문학작품, 철학.의학 서적 속의 사례를 살핀 후 저자가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저자는 캐나다 역사학자로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하고 현재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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