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자유무역지대 창설 협상]한국에 미치는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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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주 자유무역지대는 크게 보아 수출과 직접투자 유치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우선 미국.캐나다 시장을 겨냥한 중저가품 수출시 중남미 제품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경쟁관계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의류.신발 등 경공업 제품과 일부 중화학 제품이 그렇다.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직접투자 분야다.

자유무역지대가 성사될 경우 각국의 해외 직접투자가 중남미에 쏠릴 가능성이 커졌다.동남아를 비롯해 아시아 지역은 이미 직접투자의 포화 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국.동남아에서 빠져나간 돈이 중남미를 기웃거릴 것으로 보인다.이런 점에서 FTAA의 효과는 NAFTA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94년 NAFTA가 출범할 때도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그 충격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이는 멕시코의 대미 수출비중이 NAFTA 출범 당시 3분의 2를 넘었고 한국기업들도 멕시코에 미리 상당한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중남미에는 중미공동시장 (CACM).안데스공동시장 (ANCOM).남미남부공동시장 (MERCOSUR) 등 여러 가지 형태의 블록이 형성돼 있다.전통적으로 중남미와 미국의 경제는 강하게 연결돼 있다.

중남미는 미국이 부여하는 일반특혜관세제도 (GSP) 의 수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저가품은 이미 특혜를 많이 받은 만큼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GSP 대상이 아닌 중가품의 경우엔 사정이 다르다.

중남미 국가의 기술이 상당수준에 올라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세 특혜를 받게 되면 경쟁이 버거워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남은 7년은 짧지도 길지도 않다.지금부터라도 충돌보다 보완적 관계를 모색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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