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은행 정리 빨리, 예금자는 맘놔도돼"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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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금융 빅뱅' 의 사령탑격인 이헌재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이 16일 기자들과 만나 부실은행에 대해 '질질 끌지 않고 빨리 정리하겠다' 는 뜻을 확실히 전달했다. 다음은 발언 요지.

◇부실은행은 확실히 빨리 처리한다 = 4월말까지 경영개선계획서를 받아 다음달부터 평가에 들어간다.교과서에 있는 모든 방법을 다 고려해 투명한 기준에 따라 예외없이 처리하겠다.

제일.서울은행식 처리는 최선이 아니다.전 (前) 정부가 정신없이 처리하는 과정에서 최선인줄 알고 정부출자를 했지만 당황해 처리한 것을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

◇구조조정은 화끈하게 = 멕시코는 점진적으로 해결하려다 시간과 비용을 몇배나 더 들이고 말았다.한번 할 때 화끈하게 해야 한다.

선진국은 문제의 인식과 파악에는 신중을 기하지만 처리는 신속히 한다. 우리는 문제는 빨리 파악하는데 처리에 고민하고 주저한다.

◇예금자는 걱정마라 = 은행이 문을 닫든 다른 은행으로 넘어가든 예금자는 아무런 불편도, 지장도 없다.

은행 구조조정이 일단락될 때까지 원리금은 전액 보장된다.기간.금리 모두 약관에 정해진대로 보장된다.

◇ 대기업 구조조정은 아직 멀었다 =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기존 오너.경영진을 그대로 둔 채 비능률적인 기업을 잘못된 금융시스템으로 질질 끌고가려고 하고 있다.

태풍은 이미 오키나와 남방 50㎞까지 와있다. 느긋해하다가 남부지방이 침수된 뒤에야 서두른다면 곤란하다.

◇ 핫머니를 나쁘게 말할 필요가 없다 = 동남아 외환위기가 투기자금 탓만은 아니다.

정부정책의 미숙함과 불투명성 때문이다.전정부가 지난해에 인위적으로 주가.환율을 떠받치는 바람에 투기자금이 빠져나가는 길을 터준 셈이 됐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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