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타조 기르기 붐…성장속도 빠르고 부가가치높은 가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키 2.5m, 체중 2백㎏, 시속 90㎞로 달릴 수 있고 알 하나의 무게가 2㎏ 나가는 새. 국내서도 사막의 동물 타조를 기르는 붐이 일고 있다. 타조는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잡식성으로 성장속도가 빠르며, 부가가치가 높은 가축이다.

따라서 전세계 50여개국에서 차세대 목축산업, 고소득원으로 인기다.

특히 중국 등 일부국가에선 국책사업으로 장려, 수백개의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국내선 그동안 타조의 수입검역이 엄격히 제한돼 왔지만 내수용으로 수입할 수 있도록 법안과 시행령이 이미 마련돼 사업전망이 밝다.

◇사육현황 = 경기.전남.경남 등 20여곳 농장.농가서 5~6마리씩 타조를 사육하고 있다.그러나 대부분 웃돈을 주고 무역업자들의 수입 타조를 분양받아 키우고 있다.

전북부안군백산면서 백산타조농장을 운영하는 이창노 (李昌魯) 씨는 96년부터 타조를 기르기 시작했으며 현재 1백여마리를 사육중이다.李씨는 국내 처음으로 지난해 농장에서 낳은 타조알의 직접 부화에 성공, 5개월~10개월짜리 10여마리를 분양했다.

◇잇점 = 타조는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버릴 것이 없는 고부가가치 동물. 가죽의 강도는 소의 5~6배나 돼 타조가죽 구두는 1켤레에 1백만원선. 고기는 외국의 경우 고급 호텔 레스토랑이나 전문점 등에서 소고기보다 5배이상 비싸게 판매된다.

또 깃털은 정전기가 없어 고급차나 전자제품의 먼지털이로 쓰인다.타조는 사료를 2㎏ 먹이면 살이 1㎏정도 찔만큼 잘 자란다.풀.곡식 등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생후 20개월부터 산란을 시작, 30~40년간 연평균 50개씩의 알에서 40마리의 새끼를 얻을 수 있고 특별한 보온시설이 없어도 눈속에서도 잘 적응한다.

◇문제점 = 타조는 자연부화에 42일이 걸리고 새끼를 돌보느라 알을 잘 낳지 않는다.때문에 온.습도를 잘 맞춘 인공부화기가 필요한데 국산화가 안돼 캐나다 등에서 1천여만원을 주고 수입한다.

인공부화 성공율은 평균 80%, 5~6개월을 넘기면 별 탈없이 잘 자라며 폐사율은 20%.

◇전망 = 타조는 그동안 야생조류로 분류돼 학술연구.관상용으로만 수입할 수 있었으나 지난해 5월부터 재수출용으로 수입이 허가돼 국내유통이 가능하다.외국의 경우 식용으로 쓰이는 15개월된 타조 한마리를 도축하면 3백20만~4백만원의 수입을 올린다.

가죽에서 1백만원, 고기에서 2백10만원 (70㎏, 1㎏당 3만원씩) 이상이 기대된다.반면 사료비용은 월15만원정도. 국내선 아직 식용이 허용되지 않아 대부분 증식용 (4~5개월짜리 1마리 5백만원선) 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찾는 사람이 많아 공급이 달린다.

그러나 타조사육은 앞으로 판로가 생기리란 희망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다.다들 앞다퉈 이분야에 뛰어들 경우 수요도 미미한데 공급초과로 값이 폭락, 모두 함께 망할 우려도 없지않다.

농수산부 관계자는 "국내서도 타조가 1~2년안에 식용으로 판매되고 식탁에 오를 것" 으로 내다봤다.

전주 = 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