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도매상 통폐합…한국출판유통-한양 합병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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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부도사태후 인수.합병을 포함한 출판 도매상의 구조조정, 다시 말해 건실한 대형 유통망의 탄생은 가능한가.위기에서 탈출하려는 출판계의 암중모색이 한창이다.

특히 도매업계 3위였던 한국출판유통 (현재 1위) 이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던 한양출판판매 (5위)에 합병을 전제로 현금 5억원을 출자해 도매상 통폐합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현재 한양의 영업현황을 실사 (實査) 중이며 오는 8월쯤 최종 합병할 예정. 업계 2.7위였던 송인과 고려북스의 처리도 통합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아직 출판사 모두가 동의하는 묘수는 없지만 부도 직후 두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한 채권대표단은 거래 출판사의 어음 결제를 다소 탕감하는 등 일정액의 손해를 감내하며 두 곳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부도회사를 인수할 제3의 전주 (錢主)가 나타나지 않는 한 두 회사의 통합이 출판계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문제는 최대 도매상이었던 보문당의 향방. 보문당과 채권단은 어음결제를 당분간 유예하고 보문당이 계속 경영권을 갖는다는데 합의했으나 보문당측이 운영자금을 구하지 못해 현재 정상영업이 힘든 상태.

때문에 일부 관계자들은 현재의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 보문당도 새로운 회사에 통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더욱이 문예진흥기금 2백억원을 투명한 유통구조 확립에 신속히 돌리려면 출판계 내부의 의견조율이 절실한 상황이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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